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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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테러, 서구 대테러주의의 악순환 종식 절박하다

‘표현의 자유’ 외침, 제국주의 반성과 조우해야

프랑스 시사만화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 뒤 서구는 프랑스 심장부에서 테러가 일어났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있다. 미국 9.11에 이어 14년 만에 일어난 이번 사태가 당시와 다른 점은 프랑스 국적자의 소행이며, 모하메드와 이슬람국가(IS) 비판 언론사와 유대인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출처: <프랑스24> 화면캡처]

이번 사태는 ‘표현의 자유’ 대 ‘이슬람 극단주의’ 그리고 ‘다시 민주주의와 관용’이라는 열쇠말이 옹이를 이룬다. 이 서사는 사태의 원인을 이슬람 극단주의로 집약시키고, 희생자나 이를 보호해야 했던 상처난 국가는 서구 부르주아 민주주의 질서와 대테러주의 강화를 통해 회복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재한다. 프랑스 거리의 “내가 샤를리다”라는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다 숨진 희생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구호 그리고 마누엘 발스 프랑스 사회당 총리가 “테러리즘과 이슬람 성전운동, 이슬람 극단주의 등 형제애와 자유, 연대를 깨려는 모든 것과의 전쟁”을 하겠다는 선언이 바로 이 프레임 속에 있다.

이러한 구도 아래에서 프랑스 정부는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인명과 다를 바 없는 희생자로 치환된다. 그리고 테러의 행위자는 프랑스에서 성장한 무슬림이었다는 점에서 결국 프랑스 정부는 자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영토 내 이단자를 제압하기 위한 사회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모순적인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과연 이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인권을 더욱 억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이 프랑스라는 국가는 이번 사태에 책임이 없을까?

자국 인명 희생시키는 프랑스 정부의 대테러주의

우선 이번 샤를리 엡도 사태만 해도 용의자들은 프랑스 대테러 당국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었고, 심지어 미국 입국금지 명단에 있던 인물이었다. 또 이번에 표적이 된 샤를리 엡도는 폭탄 테러를 당한 적이 있으며, 지속적인 테러 위협에 시달렸지만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 국가는 테러범들이 범행을 준비하고 실행해 나갈 동안 과연 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일까?

둘째, 용의자 검거 과정도 문제다. 프랑스 경찰은 테러 및 인질 사건 용의자들이 은닉한 파리 근교 담마르탱 인쇄공장에 접근했지만 현장에서 2명 모두를 사살했다. 같은 시간 유대인 식료품점 인질극 현장에서도 범인 1명을 사살했으며, 이 과정에서 인질 4명이 숨지고 경찰관 2명이 다쳤다. 경찰 1명이 추가로 사망했으며, 나머지 범인 1명은 프랑스 밖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경찰은 추격과정에서도 용의자 또는 범인을 1명도 생포하지 못하고, 1명 외에는 인질의 목숨도 보호하지 못했다. 용의자 거의 모두를 현장에서 사살하고 인질까지 죽게 만든 죽음의 검거 작전은 과연 정당화 될 수 있는가?

셋째, 범인들이 도주 차량에 신분증을 흘린 것도 이상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이슬람계 이민자이자 이슬람 근본주의자라고 용의자들의 신원을 처음부터 공개한 것도 의혹을 낳는다. 여기서 프랑스 내 무슬림 시민에 대한 영향은 중요하지 않았다.

넷째, 프랑스는 서구 국가들과 민주주의와 평화를 보장한다는 이유로 리비아 공습을 주도하고 말리 내전에 개입했다. 최근에는 시리아 내전에도 가담하고 있지만, 이러한 대테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왜 테러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대담해지는 것일까?

다섯째, 프랑스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국방비를 쓰고 있으며, 부르키나피소 등 14개국에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의 군대를 파견하고 있다. 또, 프랑스의 해외 영토(식민지) 기아나, 폴리네시아 등 9개 지역에도 군대를 주둔시키는 군사대국이다. 그러나 수도 내에서의 방위는 이렇게 간단히 무너져 시민들의 생명은 무참하게 희생될 수 있는 문제도 이번 테러로 드러났다.

프랑스, 자신의 제국주의에 극단주의 대면시켜야

이번 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가담한 프랑스 국적자의 소행이며, 유대인도 표적이 됐다는 점에서 향후 프랑스 정부의 대응은 국내외 특히 국내에서의 대테러 조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공산이 크다. 가장 먼저 지난 7월 의회에 제출한 뒤 인권 침해 논란을 낳아온 대테러 법안 처리부터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인권 침해와 테러 위협의 증가만을 부를 것이라는 것은 지난 10년의 역사가 증명하는 사실이다.

9.11이 14년 지난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과의 갈등이 계속돼 지난해에만 1만 명이 사망했다. 이라크에서는 15,000명 이상의 인명이 내전에 희생됐고, 소말리아에 이어 리비아는 국가 몰락의 과정을 걷고 있다. 미국 내 인권도 후퇴 일로였다. 미국의 정보기관은 의회 동의 없는 비밀 전쟁과 감시를 확대해 왔고, 이러한 감시와 통제 아래 시민의 인권 또한 제약을 받는 민주주의의 후퇴 시기를 경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시민이 테러세력에 납치돼 참수되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졌고, 시민들은 일상에서도 테러 위협의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 프랑스 정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국민을 대상으로 대테러주의를 강화한다면 이는 9.11 이후 더욱 악화된 감시와 통제 그리고 억압의 시대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결국 프랑스 총리가 말했듯이 테러리즘과 이슬람 성전운동, 극단주의를 프랑스식 공화주의의 반대급부로만 정의하고, 이에 대한 군사주의와 대테러리즘을 강화한다면 지금까지의 역사처럼 국내외에서의 악순환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오히려 프랑스의 무력과 개입 아래 쓰러진 주검, 가난, 절망 속에서, 그리고 다시 프랑스 내에서의 구조적인 차별 속에서 성장한 극단주의 세력에 자신의 제국주의를 대면시켜야만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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