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뿔뿔이 흩어져 있는 진보정당운동 상황을 감안했을 때, 내년 총선에서 제 노동정치세력의 목소리를 어떻게 모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민주노총 정치위원회는 제 노동정치세력과 진보정당 등에 ‘공동선거운동본부’를 제안해 총선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민주노총은 2012년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철회 후 별다른 정치 방침 없이 지난 총, 대선에 임해 왔다.
민주노총 정치위원회는 10일 오후 4시,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 평가와 교훈 그리고 방향’이라는 주제로 1차 토론회를 열었다. 이에 앞서 오후 2시부터는 제4차 정치위원회 회의를 열고 총선방침 준비 계획 등에 대해 논의했다. 민주노총의 총선방침은 정치위원회 논의 결과를 토대로 11월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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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을 시작으로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까지 겪은 민주노총으로서는 현장의 무너진 노동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가장 절실하다. 내년 총선만을 겨냥해 무리한 진보정치 통합에 나설 경우 회복불능의 상태로 전락할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강하다. 때문에 토론회 참가자들은 지역 현장의 노동정치 복원과 민주노총의 신뢰회복 등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발제자로 나선 홍지욱 금속노조 정치위원장은 산별노조운동의 복원과 민주노총의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노동자정치세력화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지욱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산별노조운동의 성과를 바탕으로 노동자정치세력화가 목표였다. 하지만 산별노조운동은 실패했고,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지지, 세액공제, 선거운동만 했다. 처음부터 민주노총은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씨앗을 뿌리지도 않았다”며 “지금 민주노총은 미조직 노동자들로부터 고립됐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조차 신뢰가 없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 노동자정치세력화를 말해봤자 허망한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미 분열된 진보정치세력을 강제로 재통합 시킬 수 없다. 현재 정치세력은 스스로 총대선을 위해 이합집산을 할 것이고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원화된 진보정치세력에 대해 민주노총이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총선 후보 단일화 요구도 전혀 영양가가 없다”며 “민주노총은 무엇보다 본래 계획했던 산별노조 운동을 복원하고 고립을 돌파하고, 조직확대 전략을 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안성환 세종충남본부 수석부본부장은 발제문을 통해 지역중심의 노동정치모임을 추진해 현장 중심의 진보정치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안성환 수석부본부장은 “내년 4.13 선거일정에 맞춰 다시 진보정치통합을 급조하면 반드시 실패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다시는 진보정치를 말할 수 없는 회복 불능의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서 “지금까지 노동중심 진보정치를 경험하지 못했고, 노동중심성이 없는 진보, 상층 중심의 정치를 진보정치라고 할 수 없다”며 “기존의 흐름에 무조건 참여하는 방식보다 지역중심 노동정치모임을 추진하자. 지역을 먼저 조직하고 강화하고 전국적 네트워크를 완성해 가자. 지역 중심의 진보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동규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은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재정립을 위해 현장정치활동의 강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동규 위원장은 “현장은 노동자가 저항하는 공간으로서 전국적 총파업과 같은 집단행동은 정치적 각성과 성장의 강력한 계기를 제공한다”며 “민주노총이 가장 힘써야 할 정치적 과제는 현장정치활동의 강화”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권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비롯한 절박한 노동정세를 돌파하기 위한 내년 총선 투쟁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1월 민중총궐기투쟁의 성과를 이어받아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전면화하는 정치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이 마련할 대원칙에 동의하는 제 정당, 정치세력과의 총선공동기획단을 통한 공동 대응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중으로 총선요구 초안을 정식화해, 내년 노동자 민중후보를 앞세워 4월 총궐기투쟁을 성사시키는 방향으로 선거투쟁과 대중투쟁의 결합을 시도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한편 이날 정치위원회 회의에서는 총선방침의 기본원칙과 총선전술의 상을 비롯해, 민주노총 후보 발굴 및 조직화, 공동선거운동본부 구성, 민주노총 지지정당 및 지지후보 선정 등과 관련한 후보전술 논의를 진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