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세 개의 답을 고를 수 있다. 학생들을 모독하지 말라. 이 정부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위해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에 빨간 칠을 하고 종북몰이를 하면서 역사 교사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국정교과서로 수업 받은 나는 박정희만 배웠지만 검정 교과서로 수업받은 아이들은 장준하와 전태일도 배운다.
정부는 아이들이 미성숙하다고 한다. 당신들이 하는 짓이 성숙이라면 아이들에게 미성숙한 채로 남으라고 하고 싶다. 역사교사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지 말라. 미래의 유권자인 아이들을 거리로 불러낸 책임은 이 정부가 져야할 것이다”
역사교사모임회장이기도 한 조한경 부천여고 교사의 발언에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12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정부 정책에 대한 전 국민적 반발 여론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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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국역에서 집회를 마친 학생들이 광화문까지 행진을 하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의 행진을 지켜보던 몇몇 청소년들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구호를 함께 외치기도 했다. [출처: 교육희망 강성란 기자] |
여는 말을 위해 나선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과거를 통제하는 자가 미래를 통제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고 했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역사를 장악하려고 하는 저의를 알기에 반드시 한국사 국정화를 막아야 한다”면서 “친일 매국노의 역사가 아닌 독립운동가의 역사, 독재와 양민학살 미화가 아닌 민주주의를 위해 피흘린 투쟁의 역사, 탐욕과 착취로 배 부른 자본가의 역사가 아닌 이 땅의 수많은 전태일의 역사를 기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교과서, 배우는 학생 의견 물었나?
투쟁 발언들이 이어졌다. “어른들은 학생에게 ‘정치는 어른의 일’이라거나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데 학생은 어른의 억압 속 공부만 하는 존재인가”를 물으며 무대에 선 중학교 2학년 권 아무개 학생은 “2017년 국정화 된 한국사교과서를 처음 배우게 될 학생으로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비중을 줄이는 교학사 교과서를 모델로 하는 국정 역사 교과서를 만들 때 학생들의 의견을 물은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광주 학생항일운동, 4·19 혁명의 공통점은 학생이 먼저 나섰다는 것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역시 지금 학생들이 나섰다”는 말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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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호 외치는 결의대회 참가자들 [출처: 교육희망 강성란 기자] |
청소년들은 학생의 날 즈음한 11월 1일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청소년 선언을 하는 한편 매주 토요일 거리에서 실천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최은순 참교육학부모회 회장도 “역사 교과서가 아닌 박정희의 가족사, 족보로는 우리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다”면서 “아이들을 정권 재창출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이 정부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 족보로 아이들 가르칠 수 없다"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현장의 의견을 실시간 전달하기 위해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사회자가 소개한 ‘소설은 저희가 쓰겠습니다(문창과 학생)’, ‘역사는 일기장이 아니라 자기 생각대로 바꿀 수 없다. 대통령은 공부 좀 해라’, ‘권력이 역사를 기록하면 안 된다. 역사가 권력을 기록해야 한다’ 등의 내용들은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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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의대회 참가자들 [출처: 전교조] |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국민서명 참여 △교육부에 반대 의견 내기 △지역 촛불문화제 참여 △반대 인증샷 SNS에 올리기 △차량 등에 반대 스티커 부착 등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시민행동을 결의했다. 집회 진행 중 이루어진 투쟁기금 모금을 통해 301만원의 정성이 모아졌다.
범국민대회가 진행된 두 시간 남짓 받은 한국사국정화 저지 시민 서명에는 약 1400명이 참여했다. 서명을 마친 학생과 시민 중에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나 학교에서 함께할 것이라면서 서명지와 선전지를 수십장씩 들고가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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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에 참여하는 시민들. 범국민대회가 열린 두 시간 남짓 진행된 거리서명에는 1400여명이 참여했다. [출처: 교육희망 최대현 기자] |
아이 손을 잡고 서명대를 찾은 김경란 씨는 “다른 것과 달리 이 서명은 꼭 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이를 가리키며)우리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배울 교과서 문제라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친구 셋이 나란히 서명에 참여한 6학년 학생들은 왜 서명을 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도 곧 배울 교과서잖아요”라고 답했다. 범국민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어진 촛불집회에도 함께 참여했다.(기사제휴=교육희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