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그리스와의 부채 협상이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서도 그리스를 유로존 밖으로 몰아가는 데 주저하지 않으면서 벼랑 끝 전술을 벌이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아일랜드까지 도달할 수 있는 도미노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과연 왜일까?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의 ‘뷰’ 편집진 마크 화이트하우스는 20일(현지시각) 이에 대한 한 가지 가능한 이유가 있다면서 바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하더라도 독일 은행들이 별로 잃을 게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화이트하우스에 따르면, 2010년 유럽 경제 위기가 처음으로 터졌을 때, 독일 금융기관들은 남유럽 국가의 경제와 긴밀하게 연관돼 있었다. 독일 은행들은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과 스페인에 독일 은행 총 자본 액수와 동일한 3500억 유로 이상의 돈을 빌려주었다. 만약 남유럽 국가들이 독일 은행과 같은 민간 채권자들에게, 이론의 여지는 있지만 그렇게 했어야 하는, 손실을 강제했다면, 독일은 자국 은행들에 대해 자본을 조달했어야 했을 것이며 그렇지 않았다면 즉각적인 붕괴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화이트하우스는 본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그리스 등에 대한 구제금융을 통해 자국 은행들을 살리는 한편 긴축을 강제해 이 지역 납세자가 이 비용을 충당하도록 했다.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IMF)과 채권자들은 남유럽 국가들에 수천 억 유로를 쏟아 부었다. 이를 통해 독일 은행들의 손해는 최소화됐고 은행들은 자금을 이 지역에서 이전해 갔다. 이러한 ‘뒷문’ 구조 덕분에 독일 은행들은 일부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었다. 이 결과, 독일 은행들은 그리스가 위기에 빠지더라도 큰 상관은 없게 됐다는 것이다. 2014년 9월까지,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에 대한 독일 은행들의 지분은 총 자본의 46%에 달하는, 약 2160억 유로까지 줄어들었다.
그래서 2010년과 현재의 그림은 매우 다르다는 게 화이트하우스의 설명이다.
그렇지 않아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1월 그리스 총선 전부터 그리스가 이탈하더라도 유로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그리스 새 정부에게 이전 구제금융을 강제하려고 계속 압박하고 있다. <슈피겔>은 20일(현지시각) 유럽중앙은행(ECB) 출처를 근거로, 유럽중앙은행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대비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유럽중앙은행에는 독일이 가장 많은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그리스 전 정부가 받아들인 이러한 구제금융을 통해 그리스는 현재 자신이 지불할 수 있는 것 보다 많은 부채를 지게 됐고, 효과적으로 자기 은행들을 구제한 독일은 그리스를 도울 이유가 별로 없게 됐다는 게 화이트하우스의 설명이다. 독일이 그리스의 해피앤딩을 위해 나설 의지는 그래서 희박하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