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외교부에 따르면, 외교부와 경찰청은 ‘중남미 치안상황 개선을 위한 협력방안 모색’을 취지로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멕시코와 페루 2개국을 대상으로 ‘민관 합동 치안협력 사절단’을 파견했다. 사절단은 대표적인 친박계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의 동생이자 최근 ‘급행열차’식 승진이 문제가 됐던 서범수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을 단장으로, 외교부, 경찰청, 한국국제협력단, 치안 관련 업계 관계자 등 10여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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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절단에 합류한 지노모터스 홈페이지: “세계적인 신뢰를 받는 폭동 제어 차량” [출처: 지노모터스 홈페이지 화면캡처] |
외교부는 보도자료에서 8-10일 간 사절단이 한-멕시코 치안협의회 개최, 멕시코 연방경찰청 차장 예방, 멕시코시 공공안전부 장관 예방 등의 일정을 갖고, 양국의 범죄신고 대응체계와 향후 치안당국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한국 경찰의 사이버 수사 전문가를 금년 중 멕시코에 파견, 선진 수사기법을 전수하기로 하고 필요한 협력을 진행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사절단은 이어 10-12일에는 페루를 방문, 페루 내무차관을 단장으로 한 페루측 대표단과 치안협의회를 가진 한편, 페루 경찰청장을 예방하고 양국간 치안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사절단에 포함된 기업은 엘지CNS, 대우인터네셔널, 지노모터스 등 3개 기업이다. 엘지CNS는 CCTV의 안면 인식 및 자동인식 시스템 등 엘지 장비 전반을 소개했다. 지난해 페루에 스마트순찰차 800대를 판매했던 대우인터네셔널은 이번 협력 사업을 통해 스마트순찰차를 멕시코에도 소개, 휴대폰 전파 교란, 장갑차 장비 등도 안내했다. 지노모터스에 대해서는 페루가 물대포에 관심을 보였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또, 사절단 파견 전 관련 기업에 공지를 해 여건이 되는 기업을 대동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사업에 대해 “이번 사절단에는 치안 관련 민간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멕시코와 페루의 치안시장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상대국 고위급 치안 당국자를 대상으로 우리 기업들의 우수한 기술력을 소개하고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을 위한 협조를 당부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자평하고 있다.
멕시코, 군 공권력 남용 7년 간 8천 건...페루, 2년 간 진압 중 26명 사망
그러나 정부가 진압 및 방산 등 인권탄압 장비 판매업체를 대동한 것은 사실상 물대포 등 진압 장비 기술을 소개하고 판매하기 위한 기업의 편의를 봐준 것으로 논란의 여지가 크다. 특히 멕시코와 페루는 대표적인 인권 침해국으로 알려져 그 우려는 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휴먼라이츠워치’ 2014년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에서는 ‘마약과의 전쟁’ 조치가 시작된 2007년에서 2013년 초까지 26,000명이 실종됐으며, 지난해 집권한 페냐 니에토 정부 이후에도 실종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멕시코 국가인권위원회(CNDH)는 실종사건 2,443건에 국가 기관이 연루됐고, 2006년 12월에서 2013년 9월 중순까지 군의 공권력 남용 사례는 8,150건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멕시코 여당은 지난 2월에는 테러법안을 개정해 집회와 시위를 테러행위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삭제했다. 치아파스와 푸에블라주에서는 지난 5월 시위대에 대한 발포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엔인권특별보고관 후안 멘데스도 지난 5월 멕시코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고문이 자행되고 있으며 그 수준도 심각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페루의 사정도 위험하다. 휴먼라이츠워치 2014년 세계인권보고서에 따르면, 페루의 ‘좌파’ 정치인으로 알려졌던 오얀타 우말라 정부 취임 후 약 2년 동안 정부와 기업에 대한 시위, 특히 대규모 광산프로젝트에 대한 반대 시위 중 모두 27명의 시민이 진압과정에서 사망했다.
“돈벌이 위한 인권 탄압 장비 수출, 국제적 불명예”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미 한국은 터키, 바레인에 대해 최루탄을 수출해서 국제적인 비난을 받은 바 있는데 또 다시 돈벌이를 이유로 인권 탄압 장비들을 수출한다는 것은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하냐 하지 않느냐라는 시각 이전에 수출을 지원한다는 관점 자체가 문제다”라고 짚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한국에서도 공권력 남용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기업들이 진압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고 그 중심에 한국 기업과 한국 정부가 있다는 것이 수치스럽다”고 지적했다.
최하늬 국제앰네스티 한국위원회 캠페인 코디네이터는 “이전에 총기 살인사건이 많은 과테말라에 한국이 권총을 수출하며 국제엠네스티가 문제 삼은 바 있는데 정부는 기업을 지원하기 이전에 해당국에 대해 인권침해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우인터내셔널 등 재래식 무기 생산업체들이 사절단에 포함됐는데, 비준은 하지 않았으나, 한국과 페루 모두 재래식 무기 국제 이전을 규제하는 무기거래조약에 서명한 만큼 정부는 더욱 철저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외 지역과 교민 보호 목적 해명...보도자료에선 “관련 산업 분야 진출 기반 조성 목적
외교부 관계자는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사절단의 기본적인 목적은 지구촌의 소외된 지역, 현지 교민 등의 보호를 위해 시스템을 교환하고 전문가를 파견하는 협력을 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위 진압 인권 탄압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 “시위 진압용인지 우범지역 진입을 위한 것인지 어떤 용도로 (장비가) 필요한 것인지 확인 차 간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보도자료에서 중미지역 치안개선 기여 외에도 ‘멕시코와 페루의 치안시장 현황 파악’, ‘우수한 기술력 소개’,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을 위한 협조 당부’, ‘관련 산업 분야 진출 기반 조성’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명기하고 있다.
사찰단 일원으로 현장을 방문한 지노모터스 관계자는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현지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들어보려고 따라갔었다”며 “특별한 것은 없었고 성과가 많이 있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물대포를 생산하는가”라는 질문에 “물대포가 아니라 무역회사로서 잡자재 등을 취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노모터스 영문페이지에는 자사가 “군사 및 경찰 공급 물품 전문기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도 그리스, 포르투갈어 표식의 방패를 든 경찰의 시위대 진압 장면과 합성된 물대포 이미지를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