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하나고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7시50분경부터 학부모 10여명이 학교의 비리 의혹을 세상에 알린 전경원 교사가 있는 건물 4층 고2 교무실 안까지 들어와 시위를 벌였다. 검은 색상의 옷으로 맞춰 입은 이들은 전 교사가 보이는 곳에 일렬로 서서 “퇴진”을 요구했다.
출근 때부터 수업시작 전 2시간 동안 교무실 안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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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하나고 누리집 갈무리 화면 [출처: 교육희망] |
이들이 손에 든 피켓에는 ‘정의는 무엇입니까?’, ‘정치와 학교를 분리해 주세요’, ‘배움터를 병들게 하지 마세요’ 등의 글귀가 적혔다. 전 교사의 책상 뒤 벽에는 ‘전경원 교사는 언론을 등에 업고 거짓말하지 마라’, ‘전경원 교사의 수업을 거부한다’ 등의 피켓이 붙었다.
반면 서울시의회가 제기한 정권과 교육당국의 특혜 의혹과 전 교사가 세상에 알린 입시비리 의혹, 학교폭력 은폐 의혹 등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었다. 이사장의 직권으로 교사를 채용해 현행 사립학교법을 위반한 내용에 대해서도 어떠한 문제제기도 없었다.
전 교사는 지난 달 26일 ‘서울시의회 하나고 특혜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하나고 특위)가 진행한 행정사무조사에서 증인으로 나와 남자 학생들의 점수를 임의로 올려주는 식의 입시부정과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고위관계자 아들의 학교폭력 가해 은폐 의혹을 세상에 알린 바 있다.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하나고는 자사고 지정 취소 대상이 된다. 자사고의 법적 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91조의3 4항을 보면 부정한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한 경우나 거짓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회계를 집행한 경우 교육감이 지정취소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날 시의회는 하나고가 올해 3명의 교사를 채용하면서도 채용공고나 서류심사, 면접 등의 통상적인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사장이 직권으로 채용한 사실도 밝혀냈다. 이는 서울교육청의 지침은 물론 공개채용을 의무화한 현행 사립학교법을 위반한 것이다.
이에 하나고 특위는 당초 10월말까지로 정한 활동시한을 내년 4월로 6개월 연장하고서 하나고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하나고 특위는 “관련법령 등의 위반사항이 밝혀지면 해당 관계자들을 형사 고발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다. 학부모 300여명이 지난 4일 집회에서 채택한 결의문에도 전 교사에 대해 책임을 묻는 내용만 담겼다. 학부모들은 결의문에서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외부로 끌고 가서 학교 이미지를 땅에 떨어뜨린 것이 합당한가”라며 “원서를 쓰는 고3들에게 미안한 마음 가져본 적이 있는가”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학교장 등, 업무방해 중단 조치 3차례 요구 불응... 전 교사 “학교가 조장”
학부모들은 학교 내부 게시판에서도 전 교사를 향해서만 화살을 날렸다. 한 학부모는 “만일 그것이 진실이었어도 지금 공부하는 학생들, 특히 앞으로 입시가 코앞에 있는 고3들, 졸업생들을 생각하면 꼭 그런 방법으로 해결을 보고 싶었을까, 진정한 선생님이라면 그렇지 않았을 것 같은 마음이 들어 답답했다”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교사는 이날 학부모의 교무실 안 시위에 “수업 준비와 추천서 작성에 방해가 되니 조치를 해 달라”고 학교장과 교감에게 내부 메신저를 통해 3차례나 요청했다. 하지만 학교장과 교감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학부모들의 시위는 전 교사가 수업에 들어가기 전인 10시30분까지 계속됐다. 2시간여 동안 계속 됐다.
전 교사는 “많이 놀랐고 당황했다. 교무실까지 들어올 줄은 몰랐다”며 “학교측이 협조를 하지 않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교가 혼란을 더 조장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학교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학교장과 교감에게 연락을 넣고 문자를 남겼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 하나고는 지난 2010년 3월 자립형 자사고로 개교한 뒤 같은 해 6월30일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한 전국 단위 모집 자사고다.
서울교육청은 예정대로 오는 14일 오전부터 학교현장 특별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학교에 감사계획을 통보하고 요청한 대부분의 감사 관련 서류를 받았다. 일부 누락된 것도 있다”면서 “예정대로 14일부터 현장을 방문해 입시비리 의혹 등을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사제휴=교육희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