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 포함 5명 모두 보직교사, 개설요원 66.7%가 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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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지난 3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서대문구 공립 고교의 성추행, 성희롱 사건의 진상조사와 가해자 처벌, 성폭력 근절대책 등을 촉구했다. © 최대현 [출처: 교육희망] |
5일 문제의 서울 공립고 교사들과 서울시교육청의 말을 종합하면 이 학교의 교장을 포함한 교사 5명은 지난 해 2월부터 현재까지 동료교사와 제자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하거나 성희롱했다. 직간접적으로 성추행·성희롱을 당하거나 그런 상황에 노출된 교사가 10명이고 학생이 130여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교무실과 회식자리 등에서 상대 교사의 몸을 만졌고 교실에서 수업 중에 학생들의 몸을 만지거나 성적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특히 감사를 진행 중인 김형남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은 지난 3일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원조교제를 하자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성희롱 발언을 한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 충격을 줬다.
성추행과 성희롱 가해자인 5명은 학교장이 1명이고 나머지 4명은 교무부장 등 모두 보직교사다. 또 교장을 포함해 4명이 지난 2013년 3월 개교된 학교를 준비한 개설요원이었다. 개설요원 6명 가운데 66.7%가 가해자가 된 셈이다.
교육단체들은 이 같은 사실에 주목했다. 전교조는 지난 4일 내놓은 논평에서 “많은 학교들에서 내부 권력은 여전히 학교장을 정점으로 의사 결정을 독점하는 ‘간부급’인 부장교사들에게 쏠려 있다”며 “해당 학교의 가해측이 학교장, 남교사, 고령의 ‘간부급’ 교사 중심이라는 사실은 사건이 학교 내부의 불평등 구조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 준다. 여기에 전근대적이고 왜곡된 성의식과 문화, 그리고 해당 교원들의 품성과 자질 부족이 결부돼 참담한 폭력 상황을 낳았다”고 봤다.
이 학교 관계자는 5일 전화 통화에서 “2012년 12월부터 개교 준비를 하는 개설요원이라면 지역의 상황과 교육 바람 등을 파악해 준비했어야 하는 데, 권위적이고 입시 체계에만 맞춰 학교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17개월 만에 드러난 첫 성추행 사건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의하면 이 학교에서 성추행이 처음으로 일어난 것은 지난 해 2월 강원도 속초에서 있은 부장 워크숍에서였다. 당시 ㅇ교무부장은 뒤풀이로 간 노래방에서 동료부장을 성추행했다. 이 자리에는 교장도 있었다. 교장은 성추행을 피하는 피해 교사에게 “그렇지 말라”는 말을 했다.
피해 교사는 문제제기를 했지만 학교측은 가해 교사를 병가와 연가, 휴직 등으로 1년을 같은 공간에서 지내게 했다. 그리고서 가해 교사는 지난 3월 ㄱ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교육청이 지난 달 20일부터 진행 중인 특별감사에서 처음으로 밝혀졌다. 사건이 일어난 지 17개월만에야 피해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이를 확인한 서울교육청은 8월1일자로 이 학교 교장을 직무유기와 여교사 성희롱(여제자 성추행) 등의 혐의로 경찰서에 고발하고 8월1일자로 직위해제 했다. 가해 교사 역시 경찰에 고발하고 직위해제했다. 가해 교사는 옮긴 학교에서도 교무부장을 맡고 있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사안이 초기에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서 ‘해도 안 되구나’하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이것이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사건 뒤에 3명의 교사가 더 성추행과 성희롱을 저질렀지만 피해학생 학부모들의 경찰로 고발로 지난 2월에야 수사가 이뤄졌다. 피해 교사들은 지난 달 중순 서울교육청에 민원형식으로 탄원을 했다.
조진희 전교조 서울지부 여성위원장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가장 잘못한 사람은 교장이다. 성추행 사건을 인지한 즉시 교육청에 보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축소, 은폐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교육단체 “피해자 지지·연대, 진상규명·가해자 처벌”
서울교육청, 개학일인 17일 전에 감사결과 예정
교육단체들은 학교 안에서 민주주의를 확립해 자정능력을 마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을생각하는시민모임과 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등 20여개 단체가 꾸린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지난 3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학교의 조직문화와 학교 구성원들의 성평등 의식을 쇄신하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고 교장의 학교가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학교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 전반적은 학교문화혁신 사업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역시 논평에서 “학교에서 성폭력을 몰아내는 근본적 해결책은 학교 민주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는 해당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가해자 처벌”을 요구했다.
피해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연대와 지지도 빼놓지 않았다. 이들 단체는 “사건을 공론화해 피해를 밝히고 꿋꿋히 싸우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 및 지지자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큰 지지와 연대의 의사를 표하며 피해자들의 크나큰 아픔에 위로의 마음을 보낸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의 개학일인 오는 17일 이전 감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오는 6일 오전 학교 성범죄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사제휴=교육희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