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7월 18일 일방적으로 쌀 관세화를 선언하고, 농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쌀 산업 발전 협의회(쌀 협의회)’를 구성했지만 아무 대책도 마련하지 못해 해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쌀 협의회는 농식품부, 학계, 농민단체 대표가 참가하고 여인홍 농림부차관과 이해영 한신대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해 8월 14일부터 9월 15일까지 6차례의 회의를 개최했다. 농식품부는 쌀 관세화 대책으로 관세율 설정과 쌀 종합대책을 주요 의제로 설정하고 9월말 WTO 통보 이전까지를 활동 기한으로 제시했지만 관세율 설정, 고율관세 유지 대책, TPP와 쌀 분리 방안, 쌀 종합대책에 대해 논쟁만 오가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쌀 협의회 농민단체 추천위원, 통합진보당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관세화 통보 중단 △쌀 협의회 해산 △4자협의체(여·야·정·농) 구성을 통한 쌀 종합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효신 쌀 협의회 공동위원은 “정부는 고율관세로 인하여 MMA(쌀 최소시장접근물량) 이외 추가 물량수입이 되지 않아 국내쌀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논리인데 이를 믿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제시가 없다”며 “고율관세를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바꾸지 못하게 하여 우리쌀을 보호할 수 있는 쌀 특별법조차도 합의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TPP에서 쌀을 양허제외 하겠다는 대통령 약속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회피했다”며 “정부 발표대로 관세화 이후 우리 쌀 농업을 지킬 수 있다면 식량주권에 대한 불안요인 등 국민적 동의를 얻은 다음 쌀 관세화를 WTO에 통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해영 쌀 협의회 공동위원장(한신대 교수)도 “500% 이상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면 우리 쌀시장, 쌀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주장의 핵심이인데 우리가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TPP는 모든 관세의 철폐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만일 우리가 TPP에 가입하고자 할 때 우리는 가입조건을 수락하던지 아니면 하지 않던지 선택의 기로에 몰릴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우리 정부가 설정한 고율관세가 유지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이런 이유로 특별법을 포함한 별도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누차 강조했음에도 정부 측의 가시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이 달 말까지 WTO에 통보하겠다고 하는데 이 안을 아무도 모른다. 국회에도 보고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WTO에 통보하기 전에 어떤 근거에 의해 관세율을 결정했는지를 밝히고 국회의 절차를 거쳐서 통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식량주권을 좌우하는 쌀 개방을 앞두고 정부가 아무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쌀 관세화를 통보하는 것에 대해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쌀 관세화를 강행하기 위해 민주적 절차로 위장되어 공리공담만 일삼는 쌀 협의회는 즉각 해산하고 실질적 논의기구인 4자 협의체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즉각 4자협의체(여·야·정·농)를 구성하여 실질적 쌀 개방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4자 협의체에서는 TPP에서 쌀 대응, 쌀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