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팔로’ 라는 가명을 쓰는 대구 시민 A씨(27)는 대구시 중구 삼덕동과 동성로 일대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그래피티 6점을 게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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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6월 대구 시내 일대에 게시된 그래피티. 영국 밴드 섹스피스톨즈(Sex Pistols)의 앨범자켓에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했다. [출처: 뉴스민] |
경찰은 이를 ‘재물손괴’로 보고 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수사망을 좁혔다. 지난 6월에는 팔로 씨가 방문했던 시내의 한 술집을 찾아 조사했고, 조사 당시 확보한 주변인 전화번호 통화내역을 분석해 팔로 씨를 혐의자로 특정한 것이다.
조사에 앞서 경찰은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요청 허가를 받았다. 통신사실확인자료는 발착신 통신번호 등 상대방의 가입자번호와, 정보통신망에 접속된 정보통신기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발신기지국의 위치추적자료 등을 포함한다.
경찰 측은 조사 이후 기소의견이나 ‘혐의없음’으로 검찰 송치할 계획이다.
<뉴스민>은 ‘팔로’ 씨와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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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6월 대구 시내 일대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그래피티가 게시된 장소. 다른 낙서는 그대로인데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그래피티만 제거됐다. [출처: 뉴스민] |
무슨 일을 벌인 것인가
삼덕동과 시내 공사장 펜스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그래피티 여섯 점 정도를 붙였다. 이게 이 정도로 다뤄질 일인지 모르겠다. 그냥 A4사이즈 종이를 붙인 건데 재물손괴죄라니. 지금 가보면 그래피티를 긁어낸 자리에 스프레이 칠을 해 놔서 더 더럽다. 그게 오히려 더 재물손괴 아닌가. 대통령을 비하하려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영국 밴드 ‘섹스피스톨즈’(Sex Pistols)의 앨범 자켓인 ‘God save the queen’을 위트있게 패러디한 것뿐이다. 사건이 이 정도로 된 것이 재미있기도 하면서도 어이없다. 그저 A4 몇 장 재미있자고 붙여놓은 건데 하하.
통신수사도 했고 출석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 정도까지 하는 것에 숨통이 막히는 것 같다. 사람들도 그냥 지나치거나 재미있네 정도로 생각할 것을 통신수사까지 하고 내가 갔던 카페까지 찾아가서 조사하는 것도. 대통령한테 욕을 한 것도 아닌데, 나를 범죄자로 만들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되고 나도 내가 잘못한 건가 깊게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좀 과하다. 이런 대응으로 표현 자체를 너무 통제하려는 것 같다. 조금 열린 생각으로 봐도 되는데, 표현의 자유가 너무 없는 것이다. ‘헬조선, 지옥불반도’라는 말이 딱 맞다.
주변에는 다른 낙서도 많고, 작품이 게시된 패널에는 다른 낙서나 광고물도 붙어 있다. 대통령이라서 문제인 것 같다
이전에도 다른 사람이 시내에 박정희 대통령을 풍자한 그래피티를 그렸다가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대통령이라도 충분히 풍자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위협한 것도 아니고 그저 조그만 목소리를 낸 건데, 아무런 의견도 낼 수 없다는 태도로 느껴져 답답하다. 아직 경찰에 출석할 계획은 없다. 어떻게 진행되는지 일단 지켜볼 것이고, 다른 작품 구상도 할 것이다. 뭐 만약에 처벌받는다면 위축되긴 하겠지만... 아, 기사에는 깊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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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6월 대구 시내 일대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그래피티가 게시된 장소. 그래피티 위에 락카가 덧칠돼 있다. [출처: 뉴스민] |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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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엽 기자는 뉴스민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민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