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그리스 채무의 협상안에 대한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담이 그리스의 반발로 조기 종결됐다. 유로존 측은 그리스가 기존 구제금융의 조건을 수용해 이를 6개월 연장하자고 제안했지만, 그리스의 반발로 무산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그리스 대표단 당국자는 “그리스 정부에 구제금융을 시행하라는 몇몇 이들의 고집은 불합리하며, 용인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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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텔레수르] |
유로존 측이 제안한 수용안은 그리스 새 정부가 종전의 사유화, 노동시장 유연화, 연금, 조세 개혁 등 긴축 정책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리스 새 정부는 전 구제금융 협약을 끝내는 대신 재정적 유동성을 보장하는 ‘가교’ 프로그램과 새 협상을 원하고 있다.
그리스 현 정부를 이끄는 시리자는 전 정부가 합의한 구제금융 조건을 다시 협상한다는 공약을 내걸고 지난달 25일 총선에서 승리했다. 그리스 새 정부는 부채 삭감과 긴축을 강제한 협상안이 그리스 경제 위기의 원인이지 해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담은 결렬됐으나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구제 금융 합의를 이루는데 필요하다면 “무슨 일이든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합의 여지를 열어 놓았다. 그는 “결국 그리스를 위해 매우 도움이 되는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텔레수르>가 16일 보도했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공통점을 찾지 못했다”며 “그리스가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하면, 20일 회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재협상이 진행되더라도 이의 결과는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고 <텔레수르>는 보도했다. “새 프로그램이 매우 다를 것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법칙과 규정은 엄격한 조건을 수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담 결렬로 인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 국가 부도 위기 뿐 아니라 유로존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그리스 전 정부가 시행한 구제프로그램은 이달 말 종료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그리스가 외국 자본 유입 없이 얼마나 지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리스에서 자본 도피는 은행에 점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많은 그리스인은 금융 여건의 불안으로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고 있다고 <슈피겔>이 16일 보도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리스트 볼프강 뮌하우는 16일 <슈피겔>에 “유로존은 어려움 없이 그리스의 탈퇴를 극복할 것이지만, 연쇄 반응이 온다면, 특히 이것이 이탈리아에 도달한다면, 유로화에 대한 악영향은 매우 빠르게 일어날 것이다. 이 비용은 독일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회담 결렬 후 유로화의 가치도 떨어졌다.
유럽중앙은행은 18일 그리스 은행에 긴급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럽 민중, 그리스 지지 시위
한편, 그리스뿐 아니라 유럽 각국 노동조합, 사회단체와 좌파 정치인들은 그리스 정부를 지지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15일(현지시각)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는 약 2만 명이 모여 긴축에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에 나선 이들은 “긴축을 중단하라. 그리스를 도와 달라. 유럽을 변화시키자”라고 외치며 그리스 지지 시위를 벌였다.
유럽 좌파들은 11일부터 일주일 간 그리스에 대한 연대 행동 주간을 선포하고, 각 도시에서 연대 시위를 진행해 왔다.
유럽노동조합연맹(ETUC), 독일 노총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노조 지도부와 사회단체 및 지식인들도 그리스 새 정부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밝히고 유로존 각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