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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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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의 양극화, ‘사회적 약자’만 희생되는 대형 참사들

잊힌 참사, 남은 유족들은 ‘빨갱이’ 손가락질 받으며 외로운 싸움

세월호 참사는 한국의 대형 참사가 사회적 약자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실제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은 대부분 고등학생이거나 아르바이트 노동자, 노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의 희생자는 대부분 일반 서민이거나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10년 전 발생한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야 했던 서민들이었고, 태안해병대캠프 사고나 경주마오나리조트 사고 등의 희생자들 역시 대다수가 학생이었다.

심지어 참사가 발생한 후,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피해자 유족들은 사건의 중심에서 배제되거나 점점 잊혀간다. 대중이 사건을 잊어갈 무렵, 정부는 유족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최소한 약속했던 합의조차 지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참사의 양극화, ‘사회적 약자’만 희생되는 대형 참사들

11일 오후 2시,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 존엄안전위원회는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참사를 막기 위한 출발선에 서다’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참사는 대부분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가혹하게 다가온다. 참사는 평등하지 않다”고 입을 열었다.


대형 참사가 사회적 약자들에게 집중되는 까닭은 ‘정보’가 소수의 자본 및 관료들 사이에서만 공유되기 때문이다. 김혜진 활동가는 “언제부터인가 위험에 대한 정보가 ‘기업비밀’이 돼 버렸다. 또한 안전과 관련한 내용은 전문가들의 독점적인 영역이 돼 버렸다”며 “위험에 대한 정보가 통제되기 시작하면 사회적 약자들일수록 안전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약자일수록 위험지역과 위험 대중교통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참사의 불평등을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김 활동가는 “위험시설이 들어오면 땅값이 떨어지기 때문에 돈이 있는 자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 위험시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다”며 “고압송전탑이 갑자기 밀양으로 방향을 튼 것은, 자기 땅을 지나지 못하도록 하려는 지역 유력자들의 입김 때문이기도 했다. 유해위험 시설이 들어오는 곳은 가난한 이들이 살아가는 곳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위험시설이 집중된 곳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참사와 재난은 가까운 미래가 된다. 또한 각종 캠프나 시설 등도 무허가나 낙후한 곳일수록 비용이 저렴해 가난한 이들은 위험시설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수단도 마찬가지다. 버스나 지하철 등은 이미 절대다수 서민들의 발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정부는 비용을 절감한다며 각종 대중교통 시설을 외주화하거나 인력을 축소한다.

참사 발생 후 구조 및 수습작업에 있어서도 불평등은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 김혜진 활동가는 “해상구조가 민영화되면 결국 보험금이 얼마나 큰가에 의해 삶과 죽음이 결정될 수 있다”며 “해상구조만이 아니라 정부가 해야 할 구조업무가 민영화되면 정부는 책임을 떠넘기고 업체들은 비용대비 효율을 계산하게 된다. 재난의 ‘구조’도 평등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사회적인 영향력이 있는 이들은 ‘자력구제’의 방식으로 자신의 안전을 지키려고 한다. 더 비싼 보험을 들면 그 보험회사들이 기업과 정부의 위험요소에 대해 더 많은 문제제기를 하게 되고, 시설의 이용에서도 더 안전한 곳을 택하기 때문에 가진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을 누린다”며 “하지만 비용절감의 일차 희생자가 된 대중교통 수단이나 다중이용시설 등을 이용하는 사회적 약자들은 더 위험에 내몰린다”고 강조했다.

잊힌 참사, 남은 유족들은 ‘빨갱이’ 손가락질 받으며 외로운 싸움

참사를 겪은 유족들은 사고 직후 정부에 보상 및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게 된다. 정부는 여론의 관심이 쏠린 사고 초기에는 신속한 구조작업을 약속하고, 유족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겠다며 사건 수습에 나선다. 하지만 사건이 대중에게 잊혀갈 무렵부터, 유족들은 무려 10년 이상의 외로운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았던 사회적 약자의 신분으로 고스란히 돌아가게 되는 셈이다.

지난 2003년 2월 발생한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유족들 역시 11년이 넘도록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참사 직후부터 현재까지 유족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오선근 공공교통 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대구 지역에서 평범하게 살았던 보수적인 시민들이 어느 날 갑자기 참사로 가족을 잃었다. 이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을 하다 보니 어느새 유족들은 대구지역 빨갱이가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참사 10년이 지난 현재 유족회가 3개로 나눠져 있다. 진실규명과 안전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빨갱이로 몰려 왕따가 돼 있다. 처음 희생자대책위는 4대 과제를 내걸고 활동해 왔다. 하지만 보수정권과 대구시가 앞장서서 방해하기 시작했고, 회사가 어용노조를 만들 듯 대구시가 어용 유족회를 만들어 유족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초 희생자대책위는 안전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추모사업을 위해 추모공원을 조성하고, 안전재단을 설립한다는 계획이었다. 어려움 끝에 팔공산에 테마파크 설립이 추진됐지만, 대구시는 테마파크를 ‘추모공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추모 위령탑도 ‘안전 조형물’이라는 명칭으로 격하시켰다. 유족들은 교통안전 활동을 위한 ‘안전재단’ 설립을 위해 75억 원의 기금을 적립했으나, 대구시가 협조를 하지 않아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심지어 대구지하철 화재참사의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 책임은 모두 지하철 기관사들에게만 전가됐다. 당시 최초 화재가 발생했던 열차의 기관사는, 사고지점으로 이동해 화재진압조치를 했다. 해당 기관사는 관제에 화재사실을 알리지 않고 현장조치만 했다는 이유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아니러니 하게도, 후속열차 기관사는 현장조치에 나서지 않은 채 관제에 화재사실만을 보고했다는 이유로 똑같이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다. 반면 유족들이 검찰에 고소, 고발한 당시 대구시장과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은 무죄판결이 내려졌다.

지난해 7월 17일 발생한 태안 해병대 캠프 참사로 고등학생 자녀를 잃은 유족들도 1년 째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당시 사고로 아들을 잃은 이후식 씨는 6개월 째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들도 청와대 앞에 서게 될 수도 있다. 지금은 정부가 어떤 요구든 들어줄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이는 정부의 시나리오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공황상태에서 유족들은 허술한 합의서에 동의하는 실수를 저질러, 칼자루를 쥔 교육부의 만행에 철저히 유린당해 자식 잃은 고통보다 더 큰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태안 해병대 캠프 참사는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의 다단계 하청 구조가 주요 원인이 됐다. 한영티엔와이와 하청 계약을 맺은 코오롱트래블여행사가 사설업체인 해병대리더쉽에 재하청을 주는 식이었다. 이후식 씨는 “해병대리더쉽이 적은 돈으로 해병대캠프를 운영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다보니 안전장치는 전무했고, 교관선임도 자격유무와 무관하게 일당으로 고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고업체 책임자들에게는 어떠한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코오롱트래블여행사 대표의 경우, 사고 직후에도 동명이인인 것처럼 속여 학교를 상대로 영업을 계속해 온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이 씨는 “참혹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데 정부는 이렇다 할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물질만능주의의 노예가 되어 고귀한 생명을 돈과 맞바꾸려는 악덕기업주의 횡포에도 철퇴를 내려야 하며, 특히 처벌기준에 대한 선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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