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가 오는 14일부터 피해자들에게 진상조사 신청을 받아 신청사건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조사 활동에 나설 예정이지만, 정부는 기초 감사 자료도 아직 주지 않은 상황이다.
권영빈 세월호 특별조사위 진상규명 소위원장은 8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특조위가 자체적으로 직권사건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며 “현실적으로 피해자 분들이 좀 더 사건 내용에 관심이 많고 궁금해 하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고, 4.16연대를 통해 가족들이 82대 과제를 발표한 바도 있어 신청사건을 중심으로 (진상조사) 활동을 해 나갈 예정이다. 진상조사 신청을 받아보면 어떤 부분을 중심으로 배치될지 정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영빈 소위원장은 특조위가 자체적으로 직권사건을 정리하지 않은 것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동감하고 뼈아프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일단 신청사건을 보면서 보완하고 균형을 잡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더 구체화해 직권사건 조사를 하려고 한다. 필요한 경우 필요할 때 직권사건을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권 소위원장은 또 “수사기록이나 재판기록을 다 확보하지 못해 기존에 국가기관에서 진행한 조사나, 수사, 감사 이런 부분에 대한 내용을 다 파악하지 못했다”며 “그런 부분을 조금 더 정리한 다음에 특조위가 직권(조사)사건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조위는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수사 기록과 재판 기록 확보, 감사원 감사 기초자료 확보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특조위는 현재 국회 국정감사 자료, 대한 변협 수집자료 등 여러 가지 자료를 확보했지만, 상당수 자료에서 수사기록과 재판기록이 중복되고 있어 일단 법원과 검찰로부터 재판기록과 수사기록을 입수해 목록화-체계화하면서 자료들을 분류해 나갈 예정이다.
문제는 감사원이다. 감사원은 감사결과 보고서의 기초자료 요청에 줄 수 없다는 공문 한 장만 보낸 상태다. 권 소위원장은 “감사 결과보고서가 아닌 결과보고서를 만들어 낸 감사 기초자료를 받아야 한다”며 “시간이 지났고 상황 변화가 있어서 그 부분은 추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재판 기록 확보는 분량이 많아 예상치 않은 난관에 부딪혔다. 특조위는 매일 직원 두 명이 대법원에 찾아가 재판기록을 수동 스캐너로 한 장 한 장 스캔하고 있지만, 분량이 10만 페이지에 가까워 인원을 더 늘릴 예정이다. 재판기록은 철끈을 풀 수 없어 자동 복사기로 복사할 수가 없다.
권 소위원장은 “위원회 자체적으로 조사활동은 이미 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신청사건 결과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자체활동을 해나갈 것”이라며 “가족들이 신청한 사건에 최선의 답을 내도록 노력하고 실질적인 결과물로서 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청사건 조사신청서 접수기간은 14일부터 2016년 3월 11일까지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 조사개시나 각하 결정을 내린 후 본격적인 본조사가 진행된다. 본조사 과정에서 증인, 감정인, 참고인으로부터 직접 증언 등을 청취할 수 있는 청문회를 실시할 수 있다. 필요하면 두 차례에 걸쳐 특별검사 임명을 위해 국회에 의결을 요청할 수도 있다. 피해자 신청사항은 △세월호참사의 원인 규명 △세월호참사와 관련한 구조구난 작업과 정부의 대응 적정성 △세월호 참사와 관련 언론 보도의 공정성, 적정성, 피해자 명예훼손 실태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 △피해자 지원대책과 관련된 사항 등이다.
앞서 7일에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담화문을 내고 “참사 500여 일이 지나서야 조사를 시작하게 된 점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께 죄송하고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진실을 향한 과정에 성역은 없을 것이며, 조사 작업은 지체 없이 진행해 유가족들에게 여한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히고, 국민과 역사 앞에 당당할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참사의 진정한 극복은 피해에 대한 금전 보상을 넘어 참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실제 있었던 사실을 있는 그대로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며 “이것이야말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치유하며 유가족들을 위로해 드릴 수 있는 진정한 방법이며, 진실이 밝혀질 때라야 참사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극복하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