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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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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결혼? “결혼 ‘선택’할 권리 획득하는 것”

‘가족 패러다임 변화와 동성결합의 의미’ 토론회 열려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와 동성결합의 의미’ 토론회가 12일 늦은 7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다양한 가족형태에 따른 차별 해소와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연구모임’ 주최로 열렸다.

오는 9월 김조광수, 김승환 동성커플이 공개 결혼을 할 예정이다. 이 하나의 사건을 앞두고 한국사회에도 ‘동성결혼’이라는 화두가 본격적으로 던져졌다. 이 결혼은 기존 가족 패러다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그리고 한국사회는 기존 사회에서 다소 이질적으로 다가오는 동성커플의 결합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이에 관한 이야기를 모아보는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와 동성결합의 의미’ 토론회가 12일 늦은 7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다양한 가족형태에 따른 차별 해소와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연구모임(아래 가족구성권 연구모임)’ 2013년 연속기획의 첫 번째로 마련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가족구성권 연구모임 김원정 씨는 “김조, 김 커플의 공개결혼은 ‘갑자기 툭 튀어나온’ 사건이 아니며 어떠한 맥락 위에 놓여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라면서 “한국사회의 가족 변동과 가족 패러다임의 전환 속에 있는 사건으로 가족을 바라보는 관점이 ‘실천으로서의 가족’으로 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동성결혼, 생활동반자 관계 등 어떠한 형태든 간에 동성애자들의 친밀성 결합을 인정하는 방식 전체를 포함하는 의미로 동성결합이라는 단어를 썼다”라며 “동성결합이 한국사회 가족제도 안에 자리 잡는 과정과 결과를 어떻게 의미화하는가가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2000년대 들어 진행된 호주제 폐지로 한국 가족제도에는 변화가 일었다. 가부장적 부계혈통에 기초한 가족제도에서 그동안 ‘정상’에서 배제해 온 한부모 가족, 재혼가족, 비혼모, 입양가족 등 ‘다양한 가족’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가족구성권 연구모임 김원정 씨
김 씨는 오늘날의 가족은 ‘유동성과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규정하면서 한국사회의 사회경제적 위기가 가족 형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성애 가족마저 구속력이 약화하고 있으며 가족 내 친밀성과 유대는 소멸하고 돌봄의 공백으로 삶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족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김 씨는 가족을 집합명사가 아닌 행위를 수행하는 동사적 개념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했다. 이는 가족을 규범적 형태의 단위가 아닌 생애에 걸쳐 다양하게 ‘가족을 실천하는’ 개인으로서의 모습으로 바라본 것이다.

김 씨는 “가족은 특정 속성들로 정의된 후 현실에 적용되는 틀이 아니라, 속성을 수행·조합·배치하는 개개인 실천의 결과로서 구성되는 것”이라면서 “(그러한 맥락에서) 가족 유동성도 설명할 수 있고 개인들의 실천도 의미화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가족을 이렇게 바라볼 수 있을 때, 개인과 가족, 독립과 함께살기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뛰어넘을 수 있고 가족 실천을 둘러싼 개인-사회-국가의 관계도 재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가족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꾼다 하여 기존 가족의 규범성과 정상성이 해체되는 것은 아니다. 관점 변화는 단지 ‘출발점’일 뿐이다.

김 씨는 “우리는 결혼이 아닌 다른 것을 제도화하면서 혼인을 상대화하는 전략에 주목한다”라면서 생활동반자/공동체 관계의 제도화를 제안했다.

대표적 입법의 예로는 프랑스 공동생활약정(PACS)과 독일의 생활동반자관계 등록에 관한 법률이다. 김 씨는 “파트너십에 관한 외국입법은 법률혼에서 배제된 동성커플이나 결혼 관계 진입을 거부한 이성 커플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발달한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외국 입법을 예로 들며 생활동반자/공동체 관계 제도화의 상을 그려나갔다. 김 씨는 “성별과 무관한 2인 이상의 생활동반자들이 맺는 생활동반자/공동체 관계는 단순한 계약이라기보다 과정을 중시하며 자율성과 상호성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협약 또는 협정의 형태를 띨 수 있다”라며 “이 협약은 기존 결혼제도가 규정하는 상호의무와 신분관계, 상속 등 재산관계, 친족관계, 자녀 관계 등을 다른 방식으로 포함하거나 조합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김 씨는 “협약을 체결·유지·해소하는 것은 그것을 맺는 개인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겨지지만, 협약이 제도 내에 등록될 경우 일정한 구속력을 가지며 법률은 이 과정에서 어느 일방의 개인이 배제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라며 “등록은 협약 당사자들에게 사회·경제정책(과세, 사회보험 등)을 적용하는 방식의 변경을 의미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씨는 “이 제도는 생애에 걸쳐 유동적으로 가족 실천을 수행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개인들을 임시로 고정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이성·동성 간 결혼을 대체하거나 대신하는 제도로 설계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결혼이 아닌 다른 선택지의 존재와 이 제도를 경유한 개인들의 실천이 결혼의 정상성과 규범성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귀결되게 하는 것이 이 제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 제도가 지향하는 바는 기존의 가족 정상성을 해체-재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 씨는 “결혼에서의 평등권 접근이 이성애 가족의 규범성과 정상성의 강화로 귀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결혼-가족 구성의 원리로서 이성애, 젠더 규범의 해체를 지향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동성결혼이 ‘남자 며느리, 여자 사위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담론이 필요하며 성 역할로부터 자유로운 가족의 구체적 상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김 씨는 “섹슈얼리티, 낭만적 사랑, 재생산, 상호 돌봄, 경제적 부양 등이 모두 결합한 ‘총체적’ 파트너십으로서 결혼의 규범적 의미를 해체해야 한다”라면서 ‘정상’ 범주에 포함되지 못했던 여러 생활동반자 관계와 혼인·혈연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연대를 파트너십을 통해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제도화된 파트너십이 갖는 고유한 위험을 주지해야 한다”라며 자율적 주체의 자유로운 계약이나 권력으로부터 완벽히 자유로운 관계 또한 존재할 수 없기에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도 물음을 던졌다.

이어진 토론에서 한국여성민우회 권박미숙 씨는 “큰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구체적인 입법과정에서 누가 이 법의 당사자이고 운동의 주체가 될 것인가”라며 “차별당사자도 명확하고 산적한 차별이 많음에도 차별금지법은 지체되고 있다. (제안한 제도의) 입법 필요성에 관한 내용과 의미를 구체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동성애자인권연대 이나라 활동가
동성애자인권연대 이나라 활동가는 “성소수자 억압의 뿌리는 가족에 있음에도, 동성결혼에 대한 욕망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사회가 규정하는 삶의 방식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 활동가는 “오늘날 성소수자는 자신을 밀어낸 가족을 다시 꾸리는 것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왔다”라며 “그러나 인정을 쟁취하는 과정이 기존 가족제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갈 것인가, 해체하는 방식으로 갈 것인가는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 평등한 개인들의 자유로운 결합이라는 이상은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이것을 어떻게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국회 입법조사처 조주은 입법조사관은 앞선 토론자들과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조 조사관은 “발제자의 논의에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최근 핵가족이 50%밖에 안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이 50%를 무시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조 조사관은 “이 50%가 재결합과 재혼을 계속하며 가족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라면서 “가족기능이 취약해지고 있다고 하나 한편으로는 가족 안에서 연대와 결합을 도모하며 보수화되고 있는 이성애 핵가족의 모습도 같이 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조 조사관은 “과거 혼인신고했다가 반려되었던 커플, 9월에 결혼을 앞둔 커플 모두 게이 커플이다”라며 동성결합 안에서도 게이와 레즈비언 커플의 다름과 차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채윤 대표는 동성결혼 논의에 대해 “이는 결혼을 ‘선택’할 권리를 획득하는 것이지 결혼 ‘할’ 권리를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결혼을 왜 이성 간에 독점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동성결혼으로 갈 것인지, 파트너십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채윤 대표
한 대표는 “파트너십 등록을 하게 될 경우, 트랜스젠더는 어떻게 할 것인가. 트랜스젠더는 성별 정정하면 파트너십에서 혼인신고로 바꾸어야 하는가”라면서 동성애자 중심의 제도로 갈 때, 트랜스젠더에 대한 법 적용의 어려움을 제기했다.

그러나 동성결혼에 대해서도 한 대표는 “현 제도에서 이혼과 간통이 있는데 동성애자에게 간통죄가 적용되는 것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며 “결혼을 권리로 이야기할 때 우리 자신도 낭만화하는 부분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한 대표는 ‘결혼 개방’이란 방식을 제안한다. 한 대표는 “기존 결혼 관련법에 ‘양성’이라고 쓰여 있는 부분을 남녀의 성이 아닌 ‘두 개의 성’이라고 해석한다면 법 수정 없이 바로 혼인 개방으로 갈 수 있다”라며 “현재 동성결혼이 안 된다는 법적 증거는 없다”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정부에서 동성결혼을 반려하는 이유가 미풍양속 저해 외에는 없는데 이를 차별이라 문제 제기할 시, 정부는 미풍양속과 국민 정서에 반하므로 동성결혼에 해당하는 파트너십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제시할 것”이라면서 “이때 우리는 파트너십을 받아들일 것인가, 결혼개방을 요구할 것인가 선택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한 참여자는 “다양한 가족 구성권을 이야기하는 게 동성결혼 합법화에 유효한 전략인가”라고 질문했고 이에 대해 한 채윤 대표는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한 대표는 “동성결혼이 역사상 금지된 적은 없으며 동성애자들이 결혼을 요구하기 시작했을 때 금지되기 시작했다”라며 “하와이주에서 동성커플 결혼이 인정되자 연방정부는 두려움에 ‘결혼은 남자와 여자의 결합을 뜻한다’라는 내용의 결혼보호법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동성결혼이 부도덕하고 비정상이라 금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전과자라 해서, 성폭행범이라 해서 결혼을 제한하지 않는다. 비윤리, 비도덕을 결혼의 한정조건으로 하진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 대표는 “(동성결혼 금지는) 심리적 방어선이며 실질적으로는 기득권과 상징성 유지”라면서 “그렇기에 결혼 자체가 해체·재구성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세 시간가량 진행되었으며 약 80여 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가족구성권 연구모임은 9월 초에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변화와 동성결합의 의미’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워크숍을 열 예정이다. (기사제휴=비마이너)

  이날 토론회는 세 시간가량 진행되었으며 80여 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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