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밤늦게 국회 본회의에서 한-호주, 한-캐나다FTA 비준동의안이 여당과 새정치연합의 합의로 전격 통과되자 진보정당과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거대 축산-낙농 국가인 호주와 캐나다와의 FTA는 국내 축산농가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는데도 제대로 된 검증 절차도 없이 졸속으로 비준했다는 것이다. 한-호주 FTA는 의원 재석 249명 중 찬성 189, 반대 31, 기권 29로 통과됐으며, 한-캐나다 FTA는 찬성 188, 반대 29, 기권 32로 통과돼 새정치연합의 FTA 담합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본회의 표결에 앞서 FTA 비준 반대 토론을 진행하고 “정부는 3년 반 동안 중단되었던 호주와의 FTA를 지난해 말 겨우 두 차례 협상을 통해 타결을 선언했다”며 “소리 소문 없이 협정문에 가서명을 한 뒤, 해당 상임위에 단 2페이지짜리 자료를 제시하며 통상절차법에 따른 ‘보고’가 아닌 협상타결 ‘통보’를 했다”고 지적했다.
김제남 의원은 한-캐나다FTA에 대해선 “5년 8개월 동안 중단된 협상을 지난해 11월 단 한차례의 협상을 통해 타결 선언을 했다”며 “협상을 재개하면서 ‘통상조약법’에 따른 ‘통상조약체결계획’을 국회에 보고하지도 않았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어 “호주 및 캐나다 FTA에는 국회가 우려했던 ISD(투자자 국가제소 제도) 조항의 변화 없이 한미FTA와 똑같은 조약을 체결하고 말았다”며 “여야 합의로 어렵게 만든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에 대한 협정 적용배제를 담지도 않았고, 중소기업 작업반조차 설치하지 않았다”고 반발했지만 비준통과를 막지는 못했다.
비준동의안 통과 후 시민.사회운동 단체들은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을 강하게 비난했다. TPP-FTA 대응 범국민대책위원회는 3일 성명서를 내고 “호주와 캐나다에 대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제품들의 관세는 이미 없거나 미미한(0~5%) 수준인 반면 수입제품들의 관세는 매우 높다”며 “관세철폐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고, 축산-낙농 강국인 양국 농축산물의 수입이 가져올 피해는 막대할 것임이 누가 봐도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미미한 수준의 수출 재벌 이익을 위해 축산농가, 낙농업계 등 농업은 어떻게 되건 상관없다는 행태이자, ‘중국 포위’의 일환으로 미국이 강행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들어가 미국 편향의 정치경제 지형을 더욱 심화시키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여당과 1야당은 정부의 ‘묻지마 FTA’ 강행에 아무런 제동을 걸지 못한 채 여야 담합으로 이 망국적 협정 강행의 공범이 되었다”며 “그렇게 수많은 FTA를 맺으면서 수출이 늘고 성장을 한다는데 왜 일자리는 그렇게 부족하고, 왜 정부는 돈이 없다고 담뱃세, 지방세, 자동차세 등 서민 증세를 하면서 법인세 인상은 ‘기업을 죽인다’고 결사 반대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부는 일방적인 밀실행정 방식으로 통상 분야에 관해 국회를 무력화시켰다”며 “호주와 경제동반자협정(EPA)를 추진한 일본의 경우 호주산 쇠고기의 관세를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자국의 소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수입제한 조치도 쉽게 발동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고, 낙농품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유리하게 협상을 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거대 양당의 묻지마 비준을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