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법자문기관 인민상설재판소에 회부된 멕시코 인권 문제에 관한 재판의 판사로 참여했던 엘마르 알트파터(Elmar Altvater)는 1일 독일 언론 <프라이데이>에 "나프타로 인해 멕시코에서는 국가 기능 상실, 사회적 약자 보호 해제, 비공식 부문과 범죄 조직 확대 및 정치권과의 결탁이 심화됐고 이는 경악스런 범죄의 배경이 됐다"고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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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links.org.au/] |
알트파터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인민상설재판소가 최근 권고한 것처럼 국가로서의 멕시코 재건설을 주요 목표로, 나프타 탈퇴,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전환, 인권 및 환경보호, 사회와 공공의 안전을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알트파터는 또 멕시코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멕시코 정부뿐 아니라 초국적 기업과 미국, 유럽연합 등 기업의 본국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과 세계무역기구(WTO)도 멕시코에 신자유주의적 개방을 강제했기 때문에 종국에는 멕시코의 범죄를 양산했으며, 그에 대한 책임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인민상설재판소가 멕시코 인권 문제에 관여하게 된 계기는 2011년 약 50개의 멕시코 사회단체가 사건을 제기하면서부터다. 당시 멕시코 사회단체들은 국가가 사법부의 심급으로 정의될 수 없다면서 멕시코가 아닌 이탈리아의 이 재판소에 지난 20년 간 벌어진 멕시코의 인권 침해 사건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재판부는 멕시코 전역에서 벌어진 인권 침해와 관련한 조사를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자유무역, 폭력, 면책과 인권 간의 상관관계, 즉 자유무역이 삶과 노동에 미친 영향을 인정했다. 재판부 공청회에서는 환경 파괴, 여성에 대한 폭력, 특히 경악스러운 멕시코 북부의 페미니사이드(여성에 대한 대량 학살), 생물다양성 손실에 의한 잃어버린 식량 주권, 유전자조작과 대량생산이 자유무역에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등이 다뤄졌다.
나프타 아래 규제 폐지, 국가 기능 마비, 사회의 비공식화와 범죄 증가
이러한 조사를 통해 재판부는 나프타가 결국 멕시코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호법을 폐지시키고, 자유무역을 규제하는 법제도를 개정하게 하면서 기업을 위해 민주주의의 모든 합법적인 조건을 집어삼키며 멕시코의 비극이 심화됐다고 결론내렸다.
자유무역은 이 과정에서 소득과 재산 간 격차를 확대하면서 이미 80년대부터 규제 기능을 상실한 멕시코에서 사람들의 일을 점점 비공식화시켰다. 이렇게 확대된 비공식 분야에는 또띠야를 직접 구워 길거리에서 파는 여성 등 거리상인 뿐 아니라 소규모 공장과 마킬라도라 글로벌 기업의 저임금 노동자로 채워졌다.
더욱이 이 같은 비공식 분야에는 마약거래 또는 몸값을 뜯어내 인간 밀수를 위한 납치산업을 운영하는 범죄 네트워크가 자리 잡으면서 더욱 확대됐다. 그리고 사람들은 척박하고 불안정한 노동 조건을 등지고 보다 편하고 빠르게 돈 벌 수 있는 범죄 조직으로 합류해갔다.
범죄 행위에 의해 얻어진 수익은 돈세탁 등을 거쳐 부패한 정치인들에게 흘러들어갔고, 이렇게 범죄조직과 정치인 사이에는 견고한 카르텔이 형성됐다. 이는 결국 멕시코 정치권의 체계적인 부패, 범죄 면책으로 인한 폭력을 증가시켰다.
알트파터는 이에 대해 나프타가 기업 이익을 이유로 강제해 온 국가 기능의 상실을 말한다면서 근본적으로 멕시코 헌법 개정과 국가 재건설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멕시코 1대 산업은 제조업으로, 1,100억 달러 비중이며 소수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마약산업은 13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에 이른다. 범죄와의 전쟁 중 사망, 실종한 이의 수는 지난 정권에만 10만 명을 웃돈다.
엘마르 알트파터는 독일 정치학자로 반세계화 그룹 ‘아딱’에도 참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