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중심가 산호세 시 당국은 쓰레기 수거 차량 3대와 건설업자, 사회복지사, 동물보호전문가를 대동해 약 300명이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살았던 천막촌을 철거했다. 이날 오전 8시경 철거 용역들이 몰려오면서 노숙인들은 천막에서 침낭, 옷, 식기, 밧줄 등의 세간살이를 꺼내 주로 쇼핑카트에 쌓아 올리고 집을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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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욕타임스 화면캡처] |
시 당국이 ‘정글’이라고 부른 노숙인들의 이 천막촌은 약 3백 평방미터의 크기로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노숙인들은 산호세 시 개천 근처에서 구한 가설 천막, 건설 잔해, 버려진 쇼핑카트, 의복과 나무 판자로 가건물을 지어 이곳에 기거해 왔다.
산호세는 주와 시 상수도 당국으로부터 샌프란시스코만을 오염시키는 개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력을 받아 왔다. 결국 1일 당국은 4일까지 무허가 건물에서 나가라고 통보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무단침입죄를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산호세 시 당국은 당초 철거 계획을 세운 뒤 400만 달러(약 45억 원)를 들여 노숙인을 위한 숙소를 마련하고자 했다. 시는 지금까지 주로 노약자에 해당하는 144명을 위한 숙소를 해결했고 2년 간 임대료를 보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른 60명에게는 임대료 보조금 쿠폰을 지급할 방침이다.
그러나 다른 노숙인 100여 명은 캠프 철거로 인해 오갈 데가 없어졌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시 재정 상의 한계 때문이라고 한다.
애완견과 함께 15년 동안 산 60세 정도의 한 여성은 “지병으로 인해 쉼터에 침대 한 칸을 얻었다”면서 “그나마 운이 좋았다”고 현장을 취재한 <뉴욕타임스>에 4일 말했다. 그러나 21살의 한 여성은 “앞으로 긴 밤이 계속될 것 같다”면서 “그들은 여기 있는 모두를 거리로 떠밀지 말고 숙소나 쉼터 또는 무엇이라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인, 이모, 이모의 애인과 함께 살았었다.
글로벌 IT 기업 들어선 후 임대료 인상에 희생
적지 않은 노숙인들도 자신이 임대료 인상에 희생된 사람이라고 말했다. 산호세는 실리콘밸리의 중심가에 있는 도시다. 구글, 애플, 인텔 등 글로벌 IT 업계의 고소득자들이 유입하면서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샌프란시스코의 평균 임대료는 현재 한 달 2,934달러(약 330만 원)에 달한다. 산호세 중심가 임대료는 한달 3,163달러(약 350만 원)이며 매년 16% 정도 오른다.
노숙인 중 산호세에서 자란 한 청년은 최근까지 일과 아파트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달러트리라는 한 회사에서 일했고 차와 집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일자리를 잃은 뒤 임대료마저 올라가면서 거리로 나와야 했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산호세 시위원회는 저소득 주택 개발을 위해 주택시장 개발자에 대해 1평방피트 당 17달러의 주거 영향 수수료를 물리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세수는 최소 2019년까지는 충당되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