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교묘한 왜곡으로 일관해 야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최경환 원내대표 연설의 대표적인 왜곡은 국정원의 간첩 조작 의혹 사건에서 여전히 국정원을 옹호하는 데서 나타났다. 최 원내대표는 “국정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은 가히 충격적”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의 본질인 간첩사건은 쑥 들어가고 간첩혐의 입증도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증거조작 책임을 묻는 듯한 인상을 남기면서도, 증거 조작에 의한 간첩 만들기 의혹사건이 아니라 사실상 간첩사건으로 규정한 것이다.
최 원내대표는 “증거조작 논란 속에서도 간과해서 안 될 것은 국정원이 안보의 최첨병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라며 “4월 국회에서는 국정원의 대북 정보수집과 대테러 능력 강화를 위한 입법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국정원에 힘을 실어 줬다.
전형적 물타기 화법
특히 최 원내대표는 검찰도 이번 사건에 연대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연 검찰이 공정한 진상규명을 할 수 있을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국민들이 많다”며 검찰의 신뢰성에도 물타기하는 화법을 구사했다.
최 원내대표의 물타기 화법은 다른 쟁점들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그는 기초연금 공약 수정을 두고는 “야당이 기초연금의 앞길을 가로막고 어르신들께 막심한 불효를 저지르고 있다”고 맹비난 했다.
최 원내대표는 “야당은 노인 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에 싸움을 붙이고 젊은 세대에게 떨어질 세금폭탄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다물고 있다”며 “정부여당의 기초연금 안이야 말로 젊은 세대와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한 상생 연금”이라고 주장했다.
연금제도 자체에 젊은 세대가 노인 세대를 부양하는 성격이 내포돼 있는데도 이런 사실을 은폐하고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할 경우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키워 국민연금 제도 자체가 흔들린다는 우려는 아예 모르쇠로 일관한 것.
이런 복지 재원에 대한 왜곡은 지방선거 무상복지 쟁점에 대한 왜곡으로 다시 이어졌다. 그는 “이번에야 말로 ‘공짜’약속을 남발하는 후보들을 심판해 달라”며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내놓은 무상급식의 결과 급식의 질도 떨어지고, 교육의 질도 떨어졌다”고 비난했다.
최 원내대표는 “공짜 퍼주기가 아니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공무원들이 주민을 위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복지보다는 기업하기 좋은 규제개혁에 돈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 파기를 사과하기도 했다. 최 원내대표는 “기초공천 폐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리며 아름다운 공천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잘못된 약속에 얽매이기보다는 국민께 겸허히 용서를 구하고 잘못은 바로잡는 것이 더 용기 있고 책임 있는 자세라는 것이다.
또한 “저희에게 약속을 파기했다며 맹비난을 퍼붓던 야당 공동 대표들은 내천 후보자들을 지원하며 사실상 눈 가리고 아웅식 공천을 시도하고 있다”며 “입으로는 약속을 지켰다고 하면서 사실상 공천 효과를 내기 위해 온갖 수를 쓰는 모습“이라고 맹비난 했다.
최 원내대표 연설을 놓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대부분 문제를 야당 탓으로 돌렸다”고 평가했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간첩조작 사건을 아직도 옹호하는 모습은 실망스럽다”며 “국가권력기관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남재준 국정원장의 해임,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사퇴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