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세월호가족협의회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등은 5일 오후 2시, 사조산업 본사 앞에서 오룡호 참사 유가족대책위와 사조산업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전명선 세월호가족협의회 위원장은 “국가는 오룡호 피해자 가족들을 외면했고, 사조산업은 사람의 귀한 목숨을 돈으로만 흥정하려 한다”며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의 시신수습과 제대로 된 진상규명, 재발방지대책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서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났지만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룡호 유족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오룡호 참사 유족인 고장운 유가족대책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사람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일 오룡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면서 절망과 분노를 느꼈다. 세월호 이전과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며 “사고 직후 정부와 사조산업은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분향소 설치와 진실규명을 30일 넘게 요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위원장은 “심지어 사조산업은 1월 30일 농성 중인 유가족을 강제 퇴거시켜 엄동설한에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게 됐다. 오룡호 참사 이후 이제 고질적인 원양산업의 안전불감증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족들은 △사조산업은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것 △정부와 사조산업은 구체적인 실종자 수색 계획을 제시할 것 △정부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설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발생한 오룡호 참사는 노후선박의 선체 결함 문제와 선사가 기상 악화에도 무리한 조업강행을 지시하면서 발생한 인재였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약 8개월 만에 또 다른 대형 참사가 반복된 셈이다. 총 60명의 선원 중 단 7명만이 구조됐고, 27명(한국인 6명)의 사망이 확인됐다. 26명의 선원(한국인 5명)들은 아직까지 실종 상태다.
특히 사고 수습 과정에서 사조산업이 외국인 유가족에게 ‘1만 달러(약 1천만 원)에 합의하지 않으면 시신을 찾아주지 않겠다’고 협박해 합의서를 받아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었다.
우다야 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은 “1년 전에도 이 자리에서 인도네시아 선원에 대한 폭행과 폭언, 임금체불, 성희롱 등의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하지만 원양산업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는 달라지지 않았고, 또 다시 사건이 발생했다”며 “외국인 노동자의 가족을 협박해 강제로 합의토록 하는 게 말이 되나. 외국인 노동자도 인간으로서 대우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래군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그저께 밤 오룡호 유족들의 농성장을 찾았다. 비닐과 스티로폼을 깔고 밤을 새고 있었다. 너무 참담했다. 심지어 외국인 노동자의 목숨을 돈 1천만 원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이런 기업은 퇴출시켜야 한다”며 “언제까지 우리는 기업의 탐욕을 묵인해야 하나. 이제 정부와 국회가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한웅 조계종 노동위 집행위원장 역시 “회사에서 무려 53명이나 죽었는데, 외국인 노동자는 1천만 원을 주고, 남아있는 가족들은 몇 천만 원을 주고 사건을 정리하려 한다”며 “사조산업은 노동자의 피와 죽음으로 만들어졌다. 사조산업은 빠른 시일 내에 유족들을 만나 사과해야 한다. 사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더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세월호, 오룡호 유족 등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생명보다 이윤이 우선시되는 사회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조산업이 오룡호 침몰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부가 제대로 된 안전대책을 마련하도록 싸우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