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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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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서울중앙지법원장 인권위원장 내정, “밀실 인선”

판사 30여 년 재직, 아람회 사건 판결로 유명

  이성호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서울중앙지방법원
박근혜 대통령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 위원장의 후임으로 이성호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내정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내정자의 인권 전문성과 선임 절차, 사법부의 독립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인선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청와대에서 7대 인권위원장 내정자로 발표한 이성호 법원장은 1982년 사법연수원 12기 졸업 후 1985년부터 30여 년간 판사로 활동해왔다.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남부지방법원 법원장 등을 역임했고, 2013년 11월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 법원장은 2009년 5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재직 중 아람회 사건 재심에서 사건 피해자들의 무죄와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로도 유명하다. 아람회 사건은 80년대 공안 당국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실상을 알렸던 일부 시민들을 반국가단체 ‘아람회’ 구성원으로 꾸며 체포하고, 이들에 대한 감금과 고문을 자행한 사건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성호 내정자는 약 30년 동안 판사로 재직하면서 인권을 보장하고 법과 정의, 원칙에 충실한 다수의 판결을 선고했고, 합리적 성품과 업무 능력으로 신망이 높다”며 내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인권단체와 법조계 등은 이번 인권위원장 내정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가인권위 인권위원장 인선절차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준)’(아래 인권위연석회의)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인권위원장 인선 과정을 “밀실 인선”이라고 규정했다.

인권위연석회의는 인권위법 5조에 의해 대통령이 인권 전문성이 있는 인권위원장을 임명해야 함에도 “이성호 후보자가 법조인으로서 인권과 관련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려진 바도 없고, 청와대가 인권위원장으로 그를 내정한 배경에도 그의 인권 관련 경험과 전문지식으로 무엇을 높이 평가하였는지, 어떤 점이 인권 친화적이었는지도 발표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인권위연석회의는 “현병철 위원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부터 청와대에 투명한 인선절차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인권위를 통해 청와대에 전달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하였다. 나아가 (청와대는) 인권위원장 선임 절차에 대한 어떠한 공식적인 의견표명도 한 바 없다.”라며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투명한 인선절차를 만들라는 국제인권기구의 권고를 통째로 무시하는 밀실 선임이 이루어졌다”라고 분노했다.

앞서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는 2008년 인권위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투명한 인선절차를 마련하라고 한국 정부 권고했으며, 이러한 권고가 지켜지지 않자 2014년 3월, 10월, 2015년 3월 세 차례에 걸쳐 인권위 등급 심사를 보류한 바 있다.

또한 인권위연석회의는 법조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인권위 구성상, 법조인인 이 법원장을 또 임명하는 것은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하라는 ICC 권고를 이행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20일 현재 인권위를 구성하는 11명의 위원 중 전직 판사 3명, 전직 검사 1명, 변호사 3명, 법학대학 교수 1명 등 8명이 법조계 관련자다.

인권위연석회의는 “인권위원이 대부분 법조인으로 구성되면서 인권위의 판단이 국제인권기준과 같은 인권의 잣대가 아닌 실정법의 형식논리에 갇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며 “이번 이성호 후보자의 내정은 법조인에 지나치게 치우친 인적구성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꼬집었다.

‘민주적 사법개혁 실현을 위한 연석회의’(아래 민주사법연석회의)도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현직 법관장의 인권위원장 내정은 박근혜 정권의 사법권 장악과 사법의 정치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민주사법연석회의는 박근혜 정부에서 지속해서 사법부의 독자적 인사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전에도 이 법원장 전임인 황찬현 전 법원장을 2013년 11월 감사원장으로 임명했고, 2014년 4월에는 최성준 춘천지방법원장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선임한 바 있다.

이에 민주사법연석회의는 “사법부의 독립, 사법권의 온전한 독립은 어떤 상황이나 이유로도 일개 대통령이 개입할 수 있거나, 사법부가 포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님을 분명히 하며 고위 법관의 저급한 정치행보를 절대 반대한다”라며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며 군사독재시대 절대권력의 역사로 되돌리려는 대통령의 부당한 인사권에 맞서 사법 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임 현병철 위원장은 오는 8월 12일로 임기를 마친다. 현 위원장은 2009년부터 인권위원장으로 활동했고 2012년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재임 기간 인권위의 인권 활동을 후퇴시킨 것으로 국내외에서 논란이 제기돼왔다.
덧붙이는 말

갈홍식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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