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법안 분리처리는 현 난국을 타개하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세월호 특별법 교착상태로 국회가 파행돼 여타 민생법안 처리도 가로막혔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조속한 처리를 호소하고 있는 ‘민생법안’들은 ‘의료민영화법’, ‘부동산 투기 활성화법’, ‘카지노 활성화 및 규제완화법’ 등 논란을 야기해 왔던 법안들이다. 사실상 ‘민생법안’이라기보다 서민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들‘이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료민영화, 부동산투기 활성화, 카지노 활성화 및 규제완화 법 등으로 채워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신승철, 민주노총)은 지난 2일, ‘소위 민생, 경제법안 해설 의견서’를 발표하고 “청와대-정부가 주장하는 민생, 경제법안의 내용은 노동자, 서민들의 삶에 더 큰 재앙을 가져올 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지난달 1일, 청와대 월례 경제정책 브리핑에서 19개 민생, 경제 중점법안 추진을 천명하고 나섰다. 8일에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11개 법안을 추가해 총 30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세운 민생, 경제법안은 △의료민영화법(4개) △부동산투기 활성화 법안 △재벌특혜, 카지노활성화 규제완화 법안(6개) 등이며, 이밖에 4개의 민생법안 조차 서민 생활 안정과는 동떨어진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4개의 의료민영화법은 그간 논란을 낳았던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과 민간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 활동 허용, 민간보험사가 직접 외국인환자 유치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역시 교육, 의료 등 공공영역도 서비스산업으로 포괄하고 있어 민영화를 비롯한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근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부동산 활성화 법안 역시 △주택분양가 상한제 원칙 폐지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폐지 등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는 낙후된 재개발 지역의 도로, 상하수도, 공원, 학교 등의 설치재원 등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돼 왔다.
민주노총은 “초과이익환수법 폐지는 서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재원마련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재건축이 예정된 강남 3구에 초과이익 부담금을 부과하지 않기 위한 특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도시 및 주거 환경정비법’ 개정안 역시 부동산 투기 조장과 다주택자들의 투기 이익을 보장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 관광숙박시설 설립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과 선상 카지노 설치를 허가하는 법안, 경제자유구역특별법 내 카지노 설립을 완화하는 등의 법안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그나마 ‘민생법안’으로 분류할 수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역시, 그동안 시민사회가 요구해 왔던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선정기준의 독소조항 폐지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수급자 선정기준에는 △추정소득 △재산의 소득환산액 △부양의무자 등 3가지 독소조항이 존배하지만, 정부가 민생법안이라 내세우는 기초법 개정안은 추정소득이나 재산의 소득환산제 문제는 아예 다루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부양의무자의 경우, 소득기준을 일부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기존 부양의무제로 인해 방치된 약 117만 명의 비수급 빈곤층 가운데 불과 12만 명만 구제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