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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방경찰청이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기동부대에 보낸 장애인 집회 내 휠체어 대응 관련 내부 문건이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이 기동단 및 1~5기동대에 보낸 ‘장애인 집회 관련 훈련 철저 지시하달’ 공문 일부분 |
서울지방경찰청(아래 서울경찰청)이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각 기동부대에 보낸 장애인 집회 내 휠체어 대응 관련 내부 문건이 드러났다.
비마이너가 장하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장애인 집회 관련 훈련 철저 지시하달’이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전동휠체어 등 전원 차단 방법 숙지 및 훈련 반복 실시’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있다. 그동안 장애인계로부터 인권침해라고 지탄받아온 중증장애인의 전동휠체어 전원 차단 등이 경찰 내부 문건으로 공유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또한 3월 26일 10회 전국장애인대회 집회에서 중요 채증을 한 유공 대원에게 특박(특별외박)을 준 사실도 밝혀졌다. 경찰은 두 문건에서 증거수집 등을 이유로 유난히 채증을 강조해, 최근 ‘도를 넘은’ 경찰의 과도한 채증 또한 그 이유가 확인됐다.
# '전동휠체어 등 전원 차단 방법 숙지' 경찰 내부 문건 존재
서울경찰청은 ‘장애인 집회 관련 훈련 철저 지시하달’ 문건에서 지난 4월 14일 광진구 국민연금공단 장애심사센터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회원들과의 대치 과정을 지적했다. 당시 전장연 회원들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경찰관 8명이 타박상 및 교상(물린 상처) 등을 입었다며 15일 이에 대한 문제 분석 및 지시사항을 담은 문건을 기동부대에 하달한 것.
4월 14일은 장애등급희생자 고 송국현 씨 화재 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로 전장연이 송 씨 사고에 대해 장애심사센터 측의 책임을 묻는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한 날이다.
서울경찰청은 당시 상황에 대해 “여성장애인 등이 계속해서 경력을 폭행하고 집단진출을 시도하였음에도 도우미(활동보조인을 지칭) 등 검거 없이 방패로 차단 위주의 소극적 대응”을 했다면서 “팔 다리에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애인 및 여성도우미가 방패 사이로 노출된 팔과 다리를 물어 (경찰이) 상처를 입”었다고 적시했다. 경찰은 이를 “전동휠체어 전원 차단 등 근원적인 차단 조치 미흡”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서울경찰청은 이후에 열릴 장애인집회에서 △불법 장애인 집회의 경우 도우미로부터 분리·현장검거 △장애인 집회 시 팔 다리 보호대 및 장갑을 반드시 착용하고 출동 △전동휠체어 등 전원차단방법 숙지 및 훈련 반복 실시 △사법조치 및 왜곡보도 대비, 불법행위 전과정 채증 철저 등을 지시했다.
서울경찰청은 각 기동대에 이를 보내 지침에 따라 장애인 집회 대비 집중 훈련을 시행하고 훈련결과를 20일까지 일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제4기동단 장애인 집회 관련 근무 요령'의 휠체어 시위 관리지침에서는 “검거 연행 시 경찰관 기동대(여성은 여경)를 적극 활용”하고 “입체적 종합적 채증활동으로 인권 침해 시비 차단”을 위해 “휠체어에서 의도적으로 떨어지는 등 자해행위는 반드시 채증”할 것을 명시했다. 이때 “사진보다는 동영상 위주로 촬영”할 것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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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있었던 경찰의 과잉 공권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4월 22일 서울지청 앞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 시작 전, 경찰이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장애인의 휠체어를 수동으로 바꾼 채 임의대로 조종하여 자리를 이동시키고 있다. 장애인이 이에 항의했음에도 경찰은 무리하게 이동시켰다 |
# 경찰, 전동휠체어 ‘전동->수동’ 전환하여 임의대로 끌고 다녀
경찰 훈련 결과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실제 드러났다. 경찰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장애인의 시외이동권을 요구하던 한 장애여성의 전동휠체어 레버를 전동에서 수동으로 바꾼 뒤 경찰 임의대로 끌고 다녔다.
또한, 고속버스타기 행사 후 참가자들이 반포동에 있는 문형표 복지부 장관 집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척수장애가 있는 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강직이 일어나 다리가 휠체어에서 떨어지며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에서 고통을 호소하자, 경찰은 채증을 하며 “자해하지 마라. 쇼하지 마라”라는 발언을 일삼았다.
지난 4월 20일은 경찰이 장애인에게 최루액을 쏘고 폭행하는 등 과잉진압으로 사회적 공분을 산 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이틀 뒤인 22일, 전장연이 서울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이 자리에서도 경찰은 중증장애인으로부터 활동보조인을 격리한 뒤 전동휠체어를 강제로 수동으로 바꿔 장애인들의 이동 자체를 막았다.
이러한 경찰의 행동은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대부분이 손발이 자유롭지 않은 중증장애인임을 고려한다면 매우 심각한 인권침해다. 전동휠체어의 전동, 수동 변경 레버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중증장애인의 손에 닿지 않는 하단에 있는 경우가 많아 장애인의 대부분은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이를 바꾸지 못한다. 당시 현장에서 강제로 이동 당한 중증장애인들은 경찰이 바꿔놓은 작동 레버를 타인에게 요청해 수동에서 전동으로 다시 바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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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4 용지 총 11쪽의 서울경찰청 문건은 휠체어 진압에 대해 기본자세와 잘못된 사례를 사진으로 보이며 어떻게 진압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이 기동단 및 1~5기동대에 보낸 ‘장애인 집회 관련 훈련 철저 지시하달’ 공문 일부분 |
# 사진 통해 ‘기본자세’와 ‘잘못된 사례’ 구체적으로 설명
서울경찰청은 이 문건에서 도로점거 및 이동 시 진압에 대한 부분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도로점거 등 불법행위 시에는 '유도->차단->고착->설득->경고->도우미 격리' 순으로 단계적 조치를 취하고 횡단보도, 교차로 등 취약지에는 경찰을 선점 배치하며 전동휠체어, 스쿠터 등 장애인 관련 장비의 특성을 사전 숙지할 것을 강조했다. 전동휠체어는 넘어지기 쉽고 레버는 작은 충격에 파손 우려가 있다며 주의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 방패를 통해 휠체어를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도 사진을 통해 기본자세와 잘못된 사례를 들며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동 시 안내에 대해선 “휠체어 탄 중증장애인의 양팔을 견고하게 팔걸이에 밀착하여 움직이지 않게 고정”하여 이동할 것을 안내하면서 “뒤에서 휠체어만 밀고 장애인을 고정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주의사항에서는 ‘인권침해 시비’에 주의하여 “장애인은 ‘약자’라는 사회적 인식으로 합법적인 물리력 행사에도 과잉진압, 인권침해 등 변수발생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감정적 대응, 불필요한 행동(약 올림, 욕설 등)하지 않도록 사전에 지속적인 교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문건은 총 A4용지 11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경찰은 이에 앞서 지난 3월 26일에 열린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의 10회 전국장애인대회 집회에서 중요 채증을 한 유공 대원에게 특박을 준 사실도 드러났다.
해당 문건을 보면 상경 김아무개 씨에게 “3월 26일 보신각 앞 상황대비 경력에서 장애인 시위대와 대치하던 중 14기동대 직원 및 15중대원들이 폭행을 당하였고 이를 채증하여 증거자료로 제출하였기에 일일회의 결과 특박을 부여”한다고 사유를 밝히고 있다.
최근 경찰이 개인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사복을 입은 채 집회 대오 안에서 카메라로 채증하는 등 과도한 채증을 고려할 때, 경찰 내부의 ‘특박 부여’는 경찰 개개인의 과도한 채증을 유도하는 하나의 촉진제가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 장애인계, “경찰의 조직적인 인권 침해 증명된 것” 분노
이러한 경찰 내부 문건이 알려지자 장애인계는 크게 분노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충실한 ‘종’의 역할을 하는 반인권적인 경찰에 분노할 뿐”이라며 “이러한 지침이 대한민국 ‘비정상의 정상화’인가. 국가의 정상화를 이야기한다면 박근혜 정권과 경찰은 인권의식부터 갖춰야 할 것”이라며 질타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경찰의 조직적인 인권 침해가 증명된 것”이라며 “경찰 내 장애인 인권보호를 위한 문건은 못 만들 망정 장애인을 진압하기 위한 행동이 문건으로 존재한다니 경찰이 정말 갈 데까지 갔구나 싶다”라고 분노했다.
박김 사무국장은 “집회는 권리인데 장애인을 이런 식으로 제압하겠다면 장애인들이 어떻게 목소리를 낼 수 있나”라면서 “요즘 집회에선 가만히 있는 사람도 찍는 등 온통 채증 카메라 투성인인데 다 이유가 있었다”라며 경찰의 과도한 채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장애인계는 이번 경찰 문건에 대해 내부 논의를 통해 추후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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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