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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총 소속 한국중등교장협의회가 일선 학교에 보낸 공문. © 윤근혁 [출처: 교육희망]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소속 전국 중고교 교장 3000여 명이 평일에 자기 학교 학생들을 놔둔 채 1박2일간 제주도에 모여 행사를 벌일 예정이어서 ‘학생 학습권 침해’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교육부는 혈세 12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는 이 행사를 사실상 협찬해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학생 학습권’을 내세우며 전교조 탄압에 나선 교육부의 ‘이중 행동’ 또한 이율배반적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 학습권’ 강조했던 교육부가 협찬...‘이중 행동’ 논란
26일 한국교총 산하 임의단체인 한국중등교장협의회가 일선학교에 보낸 공문들(4월 1일자와 6월 9일자)을 보면 이 단체는 오는 7월 24일부터 1박2일간 자체 총회와 연수 등의 행사를 벌인다. 이 단체는 4년 전에도 제주에서 유람성 행사를 벌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창의적 융합 인재 육성을 위한 학교교육’이란 주제로 여는 이 행사의 참가 예정인원은 3000명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등이 나와 특강을 벌이게 된다.
이 단체는 자신들의 공식사이트 ‘공지사항’란에 “본회 연수회 참석 실비(항공권 및 숙박, 식대 등)는 학교예산으로 지출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학교운영비를 빼내 특정 임의단체의 행사비로 충당해도 된다는 설명이다.
이 단체는 공문에서 “교육부에도 본회 행사 추진계획을 제출하고 본 행사에 적극 참여토록 조치하여 줄 것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의 제주 행사 예약을 맡은 여행사 등에 확인한 결과 서울의 경우 교장들은 오는 7월 24일 오전 7~9시 제주행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비행기를 이용하게 된다.
왕복 항공비는 24만4000원이며 호텔숙박비는 14만원(2인 기준)이다. 이에 더해 교장들이 받는 2일치 일비 4만원과 식사비, 업무협의회비 등을 모두 합하면 이 행사에 드는 학교 예산은 교장 한 명마다 평균 40여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체 참석 교장 3000명으로 헤아려보면 나랏돈 12억 원이 들어가는 것이다.
또한 교장들 가운데 상당수는 당초 교육부가 허가한 1박2일이 아닌 2박3일이나 3박4일로 일정을 늘려서 예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추가 혈세 낭비도 예상된다. 역시 한국교총 산하 조직인 한국초등여교장협의회 소속 교장들도 지난 4월 10일 1박2일간 제주도 연수를 벌이면서 제멋대로 일정을 늘려 잡아 출장비를 토해낸 바 있다.
서울지역 한 중등학교 교장은 “7월 24일이면 학생들이 방학을 하지 않은 상태라 학생의 안전문제도 있고, 세월호 참사 문제도 있고 해서 참가하는 게 눈치가 보인다”면서 “더구나 전교조 교사들에겐 조퇴도 내주지 말라는 교육부가 왜 교장들에겐 평일 1박2일 제주행사까지 허용해줬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이 와중에 평일 제주라니...양심불량”
박범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긴긴 방학기간을 놔두고 왜 방학 직전 평일에 꼭 제주도를 선택해서 12억이란 혈세를 낭비해야 하는 지 학부모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더구나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를 가던 단원고 학생들이 아직 배 안에 있는데, 도대체 양심이 있는 분들인 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장협의회 관계자는 “제주 행사 일정은 올해 초에 미리 잡아놓았으며 일정을 잡을 때는 7월 24일이 방학식 이후인 줄 알았다”면서 “세월호 사태 뒤에 회장단들도 행사 개최 여부에 대해 고민했지만 그 기간에 제주도청이 컨벤션센터를 무상으로 빌려주기로 해 취소가 어려운 상태”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행사부터는 교장 직무연수 형태로 진행해 강연 프로그램 위주”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지역 중고교 706개교 가운데 395개교가 7월 23일 이후에 여름방학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장들이 오전 7시쯤 제주로 떠나는 7월 24일에 방학식을 하는 학교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학 중 학생 안전’을 책임진 교장들은 방학식에서 학생 안전을 위한 훈화교육을 하는 대신 제주 행사 참가를 선택한 셈이다. (기사제휴=교육희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