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공직선거법 제82조6에 의하면, 선거시기에 실명확인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인터넷 언론사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러나 선거시기 인터넷 실명제는 국가가 인터넷 언론과 국민에게 강요하는 검열이자, 익명성에 바탕한 표현의 자유와 여론 형성의 권리를 침해합니다. 정보인권 단체로서 진보넷은 선거시기에도 네티즌이 자유롭게 의견개진을 할 수 있도록, 실명제를 거부한 인터넷언론의 기사들을 미러링하고 그에 대한 덧글란을 선거기간 동안 운영합니다. 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

이 게시판을 통해 전북 참소리, 미디어충청, 민중언론 참세상, 울산노동뉴스의 기사와 관련된 토론을 직접 하실 수 있습니다.

 

노동부의 ‘실체 없는’ 고용세습 주장

[노조혐오] (2)헌법상 권리 노조활동, ‘조합원의 이익증대’

지난 3월 말 노동부는 한국노동연구원에 의뢰한 단체협약 실태조사를 발표하며 ‘고용세습 조항 위법’ 취지로 자료를 냈다.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은 이를 받아 ‘청년실업 원인을 고용세습’에서 찾는 듯한 기사로 노조혐오 프레임을 만들었다. 일부 사업장 단체협약에 있다는 ‘동일조건에서 정년퇴직자와 장기근속자 자녀, 또는 산재사망자 가족 우선채용’ 조항은 정말 위법한 것인가?

노동부와 보수언론이 ‘일자리를 자녀에게 대물림하는 노조’라고 비난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고용세습이란 말은 허상이며 실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부도덕한 정규직 노조원’이라는 낙인찍기와 ‘이기적 행태’라는 공격은 왜 시작됐고 무엇에 근거하며 무엇을 노리는지? 몇몇 인터뷰를 통해 들어본다.

저성과자 해고, 임금피크제 도입 걸림돌 제거
‘조직노동자(민주노총) 악마화 하기’
- 이승철 민주노총 대변인

민주노총 이승철 대변인은 소속 사업장 89곳을 추려 단체협약 실태조사를 한 결과 ‘고용세습은 실체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정부가 계속 문제 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정부 핵심 과제 ‘노동개혁’ 추진의 전제가 ‘(노조로) 조직된 노동자 책임론’이라고 말한다.

“정부가 지난 해 강도 높은 노동개악을 추진했다. 정부는 노동개악을 가로막는 유일한 세력이 조직된 노동자라고 보고, 그 힘이 대공장 노조에서 나온다고 판단한 것 같다. 조직노동자 때문에 청년고용이 안 된다는 비뚤어진 논리를 만들고 있다. 대공장 노조를 상대로 한 흠집 내기다.”

‘자연스럽게 노조혐오’와 연결된다. “정규직 노동자, 조직노동자를 하나의 범주로 보고 자신의 기득권을 챙기기 위해 청년실업을 외면한다는 논리는 노조혐오를 유발한다. 정규직 임금 수준이 높아서라기보다 50%를 넘어선 비정규직의 임금 등 처우가 너무 낮은 게 문제기 때문에 민주노총은 ‘상향평준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계속 ‘하향평준화’를 주장한다. 때문에 조직노동자를 공격하는 것이다.”

자체 조사 결과, 오히려 기업의 채용기준이 객관적이지 않고 채용과정을 공개하지 않는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이 대변인은 말했다. 인사권을 쥔 사용자가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채용’하는 구조란다. “세상 다 알지만, 현대자동차는 최고경영자를 3대째 세습하고 있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이 어떤 배점 기준에 따라 입사하고 임원으로 승진했으며, 지금 자리에 올랐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고용세습을 문제 삼는 게 과연 맞는 일인가? 공기업, 공공기관뿐 아니라 일정규모 이상 사기업도 채용과정이 모두 공개되면 사용자의 취업비리나 소위 힘 있는 자의 채용 청탁 가십기사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

“사기업 산재 사망으로 가족 채용한 게 고용세습이라고?”
정부가 오히려 논란 만들어
- 박유기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산업재해 사망에 따른 대체 채용은 고용세습이 아니다.” 박유기 현대차지부장은 단호했다. 현대차 노사는 “회사는 조합원이 업무상 사망하였거나 장해로 퇴직할 시 직계가족 또는 배우자 중 1인에 대해 결격사유가 없는 한 요청일로부터 6개월 이내 특별 채용하도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제없는 조항’이라던 정부가 9개월 만에 입장을 바꿔 올해 3월 ‘산업재해자 자녀 등 우선채용 조항도 고용세습’으로 규정했다.

그는 ‘문제없던 단체협약 조항이 최근 지방법원 판결과 고용세습 비난 여론으로 사회 문제로 등장했다’고 한다. 울산지방법원은 현대차 산업재해자 유족이 ‘단체협약에 따라 자녀 중 한 명을 채용해 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경쟁 없는 채용’, ‘인사권 침해’라며 단체협약 대상이 될 수 없다고 2013년 판결했다. 고용세습 조항이 ‘채용하도록 한다’거나 ‘결격사유가 없는 한’ 단서를 붙여 회사의 인사재량권을 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판결을 근거로 시간만 끈다. 때문에 지금까지 산업재해자 20여명에 대한 대체 채용이 안 되고 있다. 노조는 단체협약대로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산업재해로 사망해 대체 채용하는 게 왜 세습인가? 비난받을 이유 없다.”

“이직률 높을 땐 도입하더니 이제와 노조 탓”
- 김태년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 당진지회장

김태년 지회장은 현대체철 고용세습 조항은 현재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조항은 도입 시점이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됐고, 단체협약이 갱신되며 유지됐을 뿐이다. 시간을 거슬러 살펴보면, 고용세습 조항은 사실상 회사 필요로 생겼다. 현대차도 비슷했다. 그런데 철강, 자동차 등 70~80년대 저임금 열악한 근로조건으로 이직률이 높을 때 도입되어 오히려 이를 장려하거나 묵인했던 정부가 이제 와서 정규직 노조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예전에 어렵고, 위험하고, 더러운 3D 업종으로 이직률이 높았다. 물론 현재도 3D 업종이다. 당시 심한 말로 ‘철강, 유리공장은 재소자들이 간다’는 소문도 있었다. 일이 힘들어서 사람들이 취직하지 않았다. 회사가 사람을 채용하기 쉽지 않으니까 지인이나 가족들 데리고 오라고 하면서 만들었던 조항이다.”

“업무상 재해 사망자 부인이 사내 식당에 취직했다”
- 최종학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 조직실장

“일하다 죽어 보상금 받는다고 죽음 자체를 대신할 수 있는가? 산업재해 책임은 회사에 있다. 또, 산재자 대체 채용은 생계유지를 위한 배려다. 언론은 정치권 세습과 금수저 물고 태어나서 불법으로 몇 백억씩 재산 굴리는 것 좀 보도해라. 없는 사람들끼리 나누자는 것을 무슨 고용세습이니, 귀족노조니 떠들며 보도하는지 모르겠다.” 최종학 실장은 고용세습 언론보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GM 역사 45년간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중 배우자 45명가량이 사내식당에 입사했다. 회사가 호락호락하게 채용한 적은 없단다. “단체협약으로 약속해도 비용을 이유로 몇 년을 끌다가 채용하기도 했다. 회사가 놀고먹으라고 할 것 같은가? 이들은 새벽에 나와 3교대로 밥 짓는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였다. “산재사망자 부인들은 대체로 재혼하지 않는다. ‘남편 사업장이다 보니 죽은 남편에게 예의를 지킨다’는 분위기가 있다. 나는 ‘사람이 하나의 인격체인데 남편 대신 취업했다고 도덕적으로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현실을 깊게 보지 않고 조중동 시각으로 마치 금수저 일자리를 물려받는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참 정신 나간 소리다.”

국가유공자 자녀 가산점은 국가의 고용세습 장려책인가?
- 한국노총 김준영 대변인

김준영 대변인은 반문했다. “회사에서 일하다 죽거나 다치면 한 가정이 파탄난다. 회사가 가족을 대신 입사시켜 생계를 보장하는 게 사기업의 충성도 재고를 위한 복지일 뿐이다. 공무원 채용 시 국가유공자 자녀 등에 가산점을 부여해 채용하는 국가 정책과 다르지 않다. 더욱이 무조건식 취업 조항도 아니다. 상을 주고 위로해줘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이를 고용세습이라고 비난하는 노동부가 도대체 정상인가?”

그는 부실한 사회안전망과 심화되는 양극화 등 한국사회 고질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국가가 외면한 사회복지에 대해 거꾸로 노조와 사용자가 합의해 일정정도 부담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국은 OECD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다. 사회 안전장치가 매우 부실하다. 유럽은 한국처럼 6개월이 아닌 2~3년씩 실업급여를 주거나 산업재해 직전 임금 80~90%를 주는 게 보편적이다. 한국은 통상임금의 절반을 준다고 하지만 상한선이 있어 최저임금과 큰 차이가 없다. 가정이 파탄 나는 것을 노동조합도 모른 척 해라? 국가가 그런 말할 자격은 없다고 본다.”

끝으로 그는 정부가 ‘정규직 노조가 우격다짐해 일자리가 세습되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한다면서 ‘입법 취지를 무시한 행위’로 비유했다. ‘국민정서를 악용한 노조혐오 조장’이라고도 비판했다.

“1997년 IMF 당시, 고용위기에 몰렸을 때 ‘명예퇴직 하면 자녀 취업시켜주겠다’면서 사용자들이 고용세습 조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정부는 이런 과정을 일부러 덮어 한국 노사관계가 반고용적이며, 노조 탓이라고 몰고 가기 위해 노조혐오를 유발하고 있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이 태반인 현실을 일부 노조 탓으로 돌리고 있다. 막연한 국민정서에 기대 ‘돌 던질 먹이감을 던져주듯’ 노조혐오를 조장한다. 매우 악의적이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의견쓰기
덧글쓰기